-
사랑하는 스위츠 레시피 - 천사도 악마도 사랑에 빠지는 마법특촬물 2020. 4. 25. 01:09
* 가면라이더 가이무의 2호 라이더, 가면라이더 바론의 장착자 쿠몬 카이토와 잭, 페코 중심으로 평소 인베스가 나타나 아머드 라이더로 변신하지 않을 때, 스트리트 댄서로서 비트 라이더즈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팀 바론의 일상 모습, 카이토가 그저 바론 아지트에서 스위츠를 만들 뿐인 극히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생활을 담은 글 // 시점은 바론 외전 극장판과 20화 이후 사이 어딘가 << 자! 제가 드디어 연성했습니다!! 바나나 오시인 제가 카이토 연성을 해서 너무 기뻐요! 가이무 내에서 카이토가 최애라 개인적인 사심 가득 담았습니다. 얼마나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데요.. 하아~ 보고 있냐? 바나나- 내가 이렇게 유챰을 애정한다.....
사실 이전엔 꽤 많이 연성했는데 폰이 고장나서 백업하지 않은 덕분에 그대로 죄다 날라갔거든요. 허탈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가 최근에 잔게츠 외전 무대에 치여서 연성하다 오랜만에 카이토 연성을 해봅니다.우와~ 가이무 끝난 이후 몇 년만에 해보는거야..... // 작품 본편은 끝났지만 가이무는 여전히 현역이다.. 그도 그럴게 현재까지도 잔게츠 외전 연극 무대도 나왔잖아? 암튼 가이무 시작부터 완결 이후까지 그때부터 계산해보면 가이무 덕질을 한지, 5년 됐으니까 현재까지 유타카 팬이 된지도 어느 새 6년, 햇수로 7년이 넘음 ㄷㄷ 실제로 유타카 4번이나 봤는데 그때 마다 너무 이쁘고 상냥해ㅜㅠ
그냥 실제 카이토 역 배우인 코바야시 유타카가 데뷔 전 파티시에로 일한 적 있고 또 관련 자격증 소유자라서 [유타카=카이토]라는 느낌으로 넣어봤네요. 게다가 코이레피 시리즈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스위츠 만드는 싱글 발매할 때 마다 정말 좋아했는데 이번에 이 소설에서 그런 배우 네타를 좀 넣어봤군요. 가이무 소설판에서 풀린 자잘한 설정 중 잭이 단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반영했습니다.유챰이 원래 아이돌이라 춤과 노래에 직접 만든 스위츠 레시피를 합친 조합은 정말 미치지 않을 수 없어요. 소설에 나오는 노래 가사는 전부 저의 창작입니다. 외전에서 셔플을 만난 건 본편의 20화 전후 사이지만 그냥 팀을 나가고도 한번쯤 팀 바론의 아지트에 찾아온 적 있지 않았을까 전 생각합니다. 아무튼 카이토와 유타카 사이를 넘나드는 갭 차이를 느끼면서 가볍게 팀 바론의 일상을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혹시 소설에 넣었던 제가 쓴 노래 풀버전 가사가 어떤지 궁금해서 한번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가사 링크 보내드립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소설을 쓰기 위해 넣은 제 오리지널 창작품입니다.
https://www.evernote.com/shard/s591/nl/190797377/c5411879-a899-4211-a5c9-3dc6c5357614/뭔가 시험해본다. 깨끗하고 깔끔한, 하지만 어딘가 꽤 심플한 느낌을 주는 살롱의 호텔 주방에서 전문 파티시에가 입을만한 제복을 갖춰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몇 번을 스푼에 떠 맛을 보지만 자신이 원하는 느낌이 나지 않는지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다. 때때로 인상을 쓰기도 하며 그는 한참을 더 맛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평소 입는 붉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팀 바론의 제복과 비슷한 분위기를 주는 쿠몬 카이토의 이런 모습이 다소 의아하다. 그도 그럴게 평상시에 자아내는 특유의 오오라와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을 만드는 중인 걸까, 요리를 하는 내내 가끔씩 미간이 좁혀지면서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고(이땐 정말 가감없이 카리스마 그 자체다.) 또 때론 빙긋 은은한 미소도 함께 서려있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카이토는 대체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낮게 조용히 뭐라 중얼거리며 휴우- 한숨을 쉬었다. 턱을 매만지더니 한번 스윽 쓸어내린 그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다시 인상을 쓴 그는 이내 마구 어질러진 주변의 요리 도구들을 하나씩 정리하였다.
어느 정도 깨끗해지고 난 후 카이토는 곧 제가 만든 스위츠 하나를 들어 주방을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눌렀다. 서서히 문이 닫힌 엘리베이터가 꽤 상층 정도 높이의 윗층까지 슈웅 올라가 금새 도착 문이 열렸다.
팀 바론 아지트 안으로 들어온 카이토는 몇몇 사람이 나누어져 하얀 테이블에 앉은 바론의 팀원들에게 스위츠를 내밀었다. '먹어봐-' 약간 무심한듯, 그러나 표정은 없는──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듯한 차가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짧게 한마디 툭 내뱉은 카이토는 정말 원래 팀 바론의 무서운 카리스마 리더로 돌아와 있었다. 이럴 땐 참 사람이 다르다.
자와메 시의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자리 잡은 문화로 스트리트 댄스 팀 중 하나인 팀 바론은 카이토가 리더로 있는 그룹이었다. 댄스 팀으로써 거리의 스테이지에서 춤출 경우 비트 라이더즈 활동은 역시 바론의 리더라던가, 아머드 라이더 바론으로 변신하여 인베스를 물리치며 싸울 땐 오직 강함 밖에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약한 자 따윈 필요 없다고, 도태 되기 쉬운 약한 자 따윈 필요 없으니 자신은 힘을 추구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카이토는 언제나 좀 더 강함만을 갈망하였다. 또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물론 확실히 카이토는 지금도 충분히 강하다. 하지만 아지트에서 달콤한 스위츠를 만들 땐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항상 냉정하고 침착한 쿨 워터 타입의 그 쿠몬 카이토가 아니었다.
뭐랄까.. 분위기는 사뭇 다른, 카이토의 상냥함이 분명 존재하였다.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히 설명하자면 마치 흑과 백, 두 인격이 나눠진 이중인격자 같다고나 할까, 딱 그런 느낌이다. 카이토 안의 또 다른 이면의 카이토라.. 나쁘지 않으면서도 뭔가 어색하기 했다. 지금은 다른 팀원들 모두 이제 적응이 됐지만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땐 정말 우리가 아는 리더가 같은 리더가 맞나 싶을 생각이 들 만큼 익숙하지 않아 어색했었다.
카이토는 요리할 줄 알았다. 일단 케이크부터 시작해 크레이프, 파르페, 다양한 빵의 종류라던가 전문인 스위츠를 만들 줄 알았으며 이 외에도 파스타, 리소토 등 일반 가정식 음식들도 기본 왠만한 건 모두 만들 줄 알았다. 잘생긴데다가 춤을 출 줄 알았고 요리까지 하는 유능한 능력자였으니 팀 바론의 멤버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기에 자연히 그 뛰어난 리더쉽과 카리스마에 이끌러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는 분명 라이벌인 팀 가이무의 카즈라바 코우타나 타카츠카사 마이, 쿠레시마 미츠자네 등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비트 라이더즈가 자주 모이는 곳인 파르페 등의 과일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도르퍼즈의 점장 반도 키요지로와 자와메의 유명한 인기 명물 양과자점인 샬몽 가게의 점장 오우렌 피에르 알폰조나 최근 거기서 수행 아닌 수행 중이라던 죠노우치 히데야스도 이 진실만은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아, 마이라면 조금 알 것 같기도 하였다.
일단 전에 한번 외국의 큰 재단의 후계자인 셔플이 자와메 시에 잠깐 머무르던 시기, 바론의 팀원 중 잭과 페코, 가이무의 코우타와 마이, 인비토의 죠노우치는 본 적 있다고 하니까 말이다. 세상에는 정말 쌍둥이라 해도 믿을만큼 자신과 닮은 사람 세명 정도 있다더니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카이토와 똑같은 외모를 한 셔플이 샬몽 가게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마이와 함께 디저트를 즐겼다고 했다. 그 말을 이후 거리를 돌아다닐 적에 우연히 그녀를 만났을 때 카이토한테 전해주었다. 셔플과의 여러가지 일을 떠올린 그가 흥미 없단 척 행동을 하면서 내심 듣고 있었다.
"그럼 카이토도 요리라던가, 만들 줄 알아?"
"할 줄 알아"
활짝 웃음을 지은 채 발랄한 표정을 하고서 즐거운듯이 열심히 마이가 떠들었다. 그 말에 카이토는 할 줄 안다는 말을 한 다음 팔짱을 풀어 팔을 내렸다.
"진짜? 아, 궁금해! 뭔가 잘 상상은 안 가지만 좀 의외인걸?! 누구한테 배운거야? 혹시 다음 번에 기회되면 나한테 한번 만들어주면 안되?"
카이토는 살짝 입꼬리를 옅게 올렸다. 정말 미세하게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금방 표정을 원래대로 바꾼 그가 마이에게 말했다.
"언제 한번 서로 과거 이야기 한 적 있었지~ 난 가족이 모두 죽어서 없으니 혼자 뭐라도 할 수 밖에.. 뭐, 그것도 나름 강함을 추구하기 위한 일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에에, 그렇구나! 역시 카이토는 겉보기보다 상냥해"
토끼눈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 마이가 그리 반응을 취해주었다. 이어 카이토가 뭐, 혹시 정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번 특별히 해주지- 라는 말에 마이가 밝게 눈웃음을 치며 '응!'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모두 그 말대로다. 카이토의 말처럼 비록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었으나 그의 부모님은 카이토가 어린 시절, 두 사람이 돌아가셨다. 솔직히 자와메 시가 그리 잘 사는 도시는 아니다. 그냥 평범히 정말 어디에서나 볼 법한 작은 소도시일 뿐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쿠몬 공업소라는 이름을 내세워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였고 그렇게까지 막 큰 수입을 벌어들이진 않았으나 나름 소소하게 벌어 먹고 살만은 했다.
언제부터였던가, 이그드라실 코퍼레이션이라 하는 거대 기업이 어느 날 갑자기 들어서더니 사람들에게 늘 푸르게 그 자리에 지키고 서서 안녕과 편안한 쉼터를 제공해준 마을의 정신적 지주와 다름없는 커다란 신목이 뿌리째 잘려나갔다. 그리고 신흥 개발 신도시로 만들기 위하여 여기저기 자와메의 추억이 깃든 것들이 하나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많은 신사들이 문을 닫은데다 일반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그드라실의 관계자들이 건네준 돈 몇 푼을 받은 채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가 현저히 늘어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카이토의 아버지 역시 예외 없었다.
몇 달 며칠 술을 가득 퍼마신 아버지의 짙은 자괴감이 담긴 표정, 이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자살하였다. 그 모든 광경을 숨 죽인 채 지켜본 카이토는 이전의 생활이 훨씬 그리워질만큼 좋았단 일말의 생각은 했으나 설령 그렇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절대 추호 따위 없었다. 후회하지도 않는다.
예전에 쿠몬 공업소인 자리가 이젠 이그드라실 기업이 들어섰고 자와메 거리를 걸을 때 마다 저 앞에 보이는 것은 거슬리는 이그드라실 타워가 홀로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또한 신목이 뿌리를 박은 주변은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마치 허허벌판과 같은 공터가 되어 있은 채였다. 그 모습을 볼 때면 항상 왠지 덧없다. 쓸쓸하고 외로운 빈 공터가 카이토 자신의 마음 마저 매우 괴로워서 고통스럽게 만든다. 실로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본인이 기억하던 예전과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자와메 시를 도대체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이 된 카이토는 이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이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이 변했고 이제 그때의 평범함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점점 약한 자를 힘으로 지배하고 복종시켜 굴복시키는 것이 싫었다.
그런 강한 자에 대한 증오가 커져감에 따라 그는 점차 뒤틀린 사상과 신념이 비틀어져 누구한테라도 이길 수 있는 강한 힘을 원했다. 더 이상 약한 존재가 어떤 강한 존재에게 짓밟히지 않는 그런 이상적인 세계를 갈망하였다. 유토피아 따위 신화적인 것을 믿진 않지만 내가 이상적인 세계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신은 어째서 이리 불공평하게 이치를 만들어 우리들을 시험하게 해놓고선 왜 멋대로 방치해놓을까, 신이라는 주제에 책임감조차 없는건가 싶었다. 감정이 잇대어간다. 카이토는 성장하면서 어릴 때와 비교해 자신의 성격이 많이 변했음을 스스로도 느꼈다. 하지만 이러한 인격이 형성되거나 말거나 그는 별로 신경 쓰거나 상관하지 않았다.
어쨌든 카이토는 모든 일상을 혼자 해결해야만 하였고 결국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가 요리를 할 줄 안다거나 하는 것은 이상한게 아닌 어쩌면 정말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는 셈이었다. 일단 그 카리스마 있는 냉철한 리더가 의외로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머금은 채 스위츠를 만든다는 것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어때?"
"카이토- 이거 정말 네가 만든거야? 맛있어! 근데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랄까나.. 페코는 어때?"
"나도야~ 잭의 말처럼 다 좋은데 뭔가 딱 하나가 빠진 느낌이예요! 아, 그래도 맛은 있어요. 카이토 씨-"
"그래?"
다른 멤버들도 각자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카이토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천천히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역시 좀 그렇지? 신작 스위츠를 만들고 싶어서 나도 계속 맛을 봤더니 뭔가 부족하단 느낌이 든다. 하지만 대체 뭐가 부족한지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니까 다시 만들어봐도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헛수고이더군"
"몇 번 연습해보면 잘 되지 않을까요?"
"너무 조급해 하지마~ 내가 이런덴 잘 아는 편이 아니라 감히 조언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같은 팀원으로서 말해주자면 베이킹 파우더를 조금 적게 해본다거나 설탕이나 우유를 좀 더 늘려본다거나 시도해보는 거 어떨까?"
페코의 말을 이어받은 잭이 카이토의 어깨에 툭 손을 얹진 채 위로해주었다.
"로즈워터를 쓰고 싶은데 제대로 향이 안 입혀지는군~ 만들다보면 계속 향이 날라가서 말이지"
카이토는 가만히 안의 내용물이 비치는 투명한 핑크빛의 조그만 로즈워터 물병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뭔가 달콤한 컵케익을 만들고 싶었는데 아기자기한 귀여운 데코도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지금 생각보다 뜻처럼 잘 되지 않아서 고민이었다. 쓸데없는 생각은 관두자 했는데 지금 엄청나게 고민이 늘어나서 답답해졌다. 왠지 역사 수업이 든 날을 제외한 그닥 잘 나가지 않았던 고등학교를 다닐 때 맡은 조별 과제를 가득 떠안은듯한 기분이 되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식당 주방으로 내려온 카이토는 본격 요리하기 앞서 볼펜과 다이어리 비슷한 것을 하나 꺼내 펼쳐들었다. 종이가 한장 넘어갈 때 마다 사락사락 소리가 나는게 기분 좋았다. 무언가 한곳에 열중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레시피 종류들을 적어놓은 까만 글씨가 어지러이 넘겨졌다. 이윽고 어느 한곳에서 종이를 넘기길 멈춘 카이토가 어떤 한 레시피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띠링! 감이 왔는지 다소 날카로운 눈매가 가늘게 위로 떴다. 이전과 번갈아 비교해보며 볼펜을 몇 번 톡톡 소리낸 카이토는 '괜찮다. 다시 한번 해보자-'라고 중얼거린 뒤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이내 곧 레시피 다이어리를 닫은 후 다시 케이크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갖가지 다양한 쿠킹 재료들과 기구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주방 앞에 카이토가 계란을 풀었다. 그런 다음 박력분을 쏟아부어 몇 번의 휘핑을 거쳐 마시멜로처럼 말랑해진 점성 가득 끈적한 박력분 반죽에 아까 미리 계란을 풀어놓은 물을 부었다. 약간의 짭짤한 소금과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시트의 색과 맛을 내줄 초코 파우더도 함께 넣은 뒤 다시 한번 동그란 타원형의 거품기를 들어 휘핑하였다. 조금씩 진한 고동빛 색을 띈 베이스 반죽이 어느 새 초코 색깔로 물들어갔다.
얼핏 겉보기엔 쉬워보이는 작업이나 의외로 세세하게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되는 편이다. 오븐에 넣고서 자칫 방심하면 금방 타버리는 효과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불의 온도라던가, 역시 그 전에 컵케익 반죽의 농도를 미리 맞춰놓지 않아서 정말 최악의 맛이나 나오지 않으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너무 묽지 않게, 또 너무 뻑뻑하지도 않도록 적당한 수분을 유지한 채 농도를 조절해가면서 전부 잘 섞는다. 어느 정도 반죽이 완성됐다 싶으면 이제 슬슬 꼭 골판지 모양 같은 느낌의 종이 틀에다가 약 80% 쯤 부어준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넣으면 아마 감당 못할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구울 때 열기로 부풀어오를 베이킹 파우더에 의하여 크게 풍선처럼 부풀테니까 양을 많이 들이붓지 않아도 괜찮다. 이 외에도 치즈, 딸기, 바나나, 오렌지, 메론 등의 각양각색의 파우더를 종류별로 더 넣은 후 카이토는 바로 옆의 오븐 뚜껑을 열었다. 불을 올려 열을 가한 채 180도 온도에서 약 20~25분간 구웠다.
휴대폰으로 타이머를 설정한 카이토가 이제서야 잠시 쉴 틈이 생겨 겨우 한숨을 돌렸다. 모두 완성될 때까지 아직 긴장의 끈은 완벽하게 풀어지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심장이 두근거렸던 아까 전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조금 기분이 좋아진 카이토가 시간을 기다릴 동안 팀 바론의 스트리트 댄스를 췄다. 그러다가 곧이어 바론의 댄스 음악과는 상관없이 흥얼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노래를 시작하였다.
[너와 만남이 조금 특별해서
역시 모든 걸 지켜주고 싶어
데이트를 시작하자
뭐가 좋을까?
조금 네 곁에 살짝 기대어
환히 눈부신 빛이 쏟아져
그러니까 닿아줄래
우리 기분을
어떻게 꾸밀까 둘 중 뭐가 좋아
마음이 가는대로 만들어
네가 좋아하는 것 가득 전할께]
그 사이 오븐에 들어간 컵케익은 점점 가열된 뜨거운 열에 의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었다. 조금씩 빵의 스폰지 시트가 베이킹 파우더의 효과로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사랑스러운 cupcake
오직 너만의 mini cake
오늘은 나의 사랑에 빠져봐 oh
살짝 꽃 모양 크림을 장식해
사랑스러운 cupcake
오직 너만의 mini cake
너에게 보낼 사랑의 레시피 oh
하트 휘핑 데코가 반짝 빛나
천사도 악마도 사랑에 빠지는 마법
두 사람의 sweet☆sweets]
분명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셔플 때와 다른 분위기로 흥얼거리며 노래 부르는 모습엔 여전히 과묵하고 냉철한 카리스마를 흘리는 쿨 워터 오오라가 물씬 자아냈다. 아랑곳하지 않고 카이토는 계속 노래를 이어갔다. 컵케익을 테마로 사랑스러운 연인과 달콤한 데이트 상황을 표현한 시적인 귀여운 가사다.(가사와는 달리 멜로디는 다소 애절하지만) 오히려 카이토보단 마이가 부르는 쪽이 훨씬 곡의 이미지라던가 느낌적인 분위기가 특유의 퓨어함이 더 잘 살아나지 않을까 싶은 곡이다.
시간이 흘러 오븐에서 꺼내야 할 즈음 쿠킹 장갑을 낀 그가 조심스레 뚜껑을 열어서 컵케익을 꺼냈다. 적당히 잘 구워진듯 한 것 같아 만족이었다. 카이토는 금방 식용 색소를 사용하여 반죽하더니 짤주머니 몇 개를 만들어냈다. 식용 색소라 해도 사실 본인이 전부 일일이 직접 만든 천연 식용 색소나 다름없다. 하얗고 노랗고 붉고 또 푸른빛, 초록빛 등 여러 색깔을 띈 휘핑크림이 컵케익에 가득 올려졌다.
장미처럼 꽃 모양으로 크림을 짠 뒤 도너츠같은데 사용되는 가지각색 모양의 레인보우 스프링클로 데코를 뿌리고 그 위에다 오렌지, 바나나, 메론, 포도같은 후르츠를 올렸다. 당연하게도 초코 컵케익엔 초콜릿을 얹지고서── 게다가 아몬드 및 견과류를 잘게 부순 콘프레이크의 데코, 마지막으로 하트 휘핑을 더하자 이제 완성이다. 설탕 없이 완전 우유만으로도 충분히 저 매력을 사로잡을 맛이다.
이후 씻을 건 씻어서 도구들을 갖다넣은 뒤 깔끔하게 뒷정리를 마친 주방이 왠지 모를 반짝반짝 광채가 나는듯 하였다. 카이토는 판 위에다가 자신이 만든 컵케익들과 커피를 태울 머그컵을 챙겨 올렸다. 보기 좋게 담아 예쁘게 플레이팅한 카이토가 밖을 나가기 전, 다시 한번 주변을 확인해본 후에야 이윽고 주방을 나섰다.
카이토가 아지트 안으로 돌아오자 다들 기다렸다는듯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그를 맞이하였다. '카이토 씨 돌아오셨네요. 벌써부터 달콤한 향이 나는데요?' 페코가 방긋 웃었다. '왔냐? 카이토- 이번엔 제대로겠지?' 옆에서 잭이 카이토의 어깨에 제 팔을 얹은 채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나머지 팀원들도 은근 기대하는 눈치다. '먹어봐라~ 아까와 맛이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한번 비교해봐라' 카이토는 테이블 위에 판을 내려놓았다.
"참! 먹기 전에 잠시만 기다려"
"에에..?!"
바론의 팀원들이 술렁거렸다. 잠깐 기다리라는 리더의 말에 모두 영문을 몰라 서로 마주보며 어리둥절하였다. 카이토는 각자의 기호에 맞는 취향의 커피를 탔다. 그리고나서 한두 방울 로즈워터를 떨어뜨렸다.
"자! 이제 로즈워터 향이 지속될거다. 어서 한번 맛봐라"
금방 산뜻한 향이 퍼졌다. 한 사람씩 컵케익을 가져가 먹기 시작했다. 한입 베어물면 사르르 녹는 이 기분에 저마다 자신의 달콤한 환상에 젖어가면서── 가능한 이 기분을 깨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특히 꼭 함께 곁들여야 진정한 맛을 알 수 있다는 로즈워터를 떨어뜨린 커피가 마치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물론 컵케익 빵에도 로즈워터 에센스가 발라져 있어 향이 더욱 더 강해졌다.
그러면서도 치즈면 치즈, 초코면 초코, 딸기나 바나나 등의 상큼한 과일과 아몬드가 들어간 콘프레이크의 바삭한 식감, 촉촉하고 부드러운 폭신한 빵의 단면을 무엇 하나 각 재료 본연의 맛을 헤치지 않은 채 전부 하나의 맛으로 어우러졌다. 그리고 그 어디에서나(샬몽 가게에서조차) 전혀 단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독특한 느낌의 식감이 입 안을 매우 즐겁게 해주었다. 일단 보는 사람 마저 먹고 싶단 생각이 들 만큼 먼저 눈으로 시선을 끌어당기고 다음에는 입에서 한번 더 맛을 사로잡았다.
그 스위츠에 매료된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그저 감탄사를 연신 내뱉을 뿐이었다. 언제 옷을 갈아입고 왔는지 깨닫고 보니까 벌써 바론의 팀복을 입고 온 그가 한번 롱코트 자락을 탁 쳤다. 이내 가만히 다리를 꼬고 앉아 과일 트럼프 카드로 마술에 가까운 카드 놀이를 펼치고 있던 중 카이토는 녀석들의 평가를 보아하니까 이번 신작 스위츠는 대성공인 것 같았다.
"어떤가?"
"와아! 카이토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을 줄 몰랐는데? 최고야~"
"역시 카이토 씨예요! 앞으로 이 맛, 영원히 잊을 수 없겠는걸요?!"
"훗- 그래? 뭐, 네 녀석들이 좋다면 그걸로 됐다. 스위츠 만드는 건 즐거우니까-"
살짝 코웃음 엇비슷하게 친 그가 다시 과일 카드로 눈길을 돌려 시선을 거두었다. 휙, 손짓 한번 하니 순간 바나나 카드가 손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카이토는 그들을 일절 쳐다보지 않은 채 계속 카드에 집중하며 말했다.
"곧 페코의 생일이지? 그땐 네가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 하나 만들어주겠다."
"정말인가요?"
카이토가 무심하게 지나가는 투로 던진 말을 들은 페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좋아했다. 자꾸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가 사라질 줄 몰랐다. 페코는 얼른 빨리 내 생일이 왔으면 하고 즐거운 상상하였다. 이 분위기의 흐름을 타 잭이 카이토에게 그냥 지나가는 말을 툭 던졌다.
"어이~ 카이토- 혹시 나도 해줄거냐? 기대한다? 어떤 케이크 만들어줄지 말야~ 나 단 거 싫어하는 거 알지? 최대한 생크림만은 피해라"
"싫다. 거절하지-"
"에에? 뭐야.. 이거 실망인걸"
"농담이다! 농담- 뭐가 진담과 농담인지 좀 구별해라"
"그, 카이토 네가 그렇게 말하면 농담이 농담처럼 안 들리거든?!"
"시끄럽다! 닥쳐-"
살짝 입꼬리를 옅게 올려서 한번 코웃음을 친 카이토가 잠시 얼굴을 들어 잭을 바라봤다. '잭, 너에겐 호두를 가득 넣어주겠다. 내가 만든 호두파이가 절대 잊지 못하도록 말이지' 은근 비꼬는듯한 말투를 정면으로 쏘아붙인 뒤 과일 카드로 눈을 돌린 그가 카드를 촤르르 펼치다가 섞었다.
"난 아머드 라이더 너클이니까, 역시 호두로 가는구나! 그럼 카이토는 바나, 바나나, 바나나...."
"바론이다!"
잭이 농담 따먹기를 시도하다가 인상을 찡그린 카이토가 발끈해 '바론이다!'라고 외치면서 일갈했다. 그딴 이름으로 부르지말라 했거늘- 발끈해서 소리친다고 왠지 조금 얼굴이 붉어진 바론의 카리스마 리더를 보면서 잭과 페코가 서로 마주 본 채 웃었다. 다른 팀원들도 조심스레 따라 웃다가 다소 인상을 쓴 카이토의 카리스마를 보고 금방 웃음을 멈췄다. 왠지 갑자기 기분 나빠져서 그는 레몬 카드 하나를 집어서 맞은편 벽을 향해 휙 던졌다.
마치 닌자가 던진 날카로운 검은 표창과 같이 화살처럼 예리하게 날아가 아슬아슬 잭의 옷깃을 스윽 스쳐지나갔다. 그제서야 두 손바닥을 붙여 기도하는 손모양을 한 채 '미안, 카이토-' 눈치 빠르게 사과한 잭이 또 다시 여전히 헤실거렸다. 진짜 참 사람 좋은게 꼭 카즈라바 코우타같다고 생각했다. 뭐, 굳이 저런 점이 싫지 않지만── 하여튼 팀 바론의 유대는 이렇게나 강하다. 그걸 다시 한번 더 느끼는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강함을 내보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시작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댄스도, 스위츠도 모두 좋아질 정도로 이젠 일상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커다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것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카이토는 생각했다. 이미 비트 라이더즈가 서로 팀끼리 싸우지 않고 다 함께 합동 댄스를 공연할 즈음 이미 잭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긴 채 팀을 나가버린 카이토는 이젠 코우타처럼 외부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셔플과의 만남과 그와 휘말려 관련 사건을 겪은 뒤 카이토는 팀을 나간지 정말 오랜만에 다시 바론의 아지트를 찾았고 모두와 다시 한번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나름대론 괜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바론의 아지트를 찾았던건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셔플과 만나면서 희미하게나마 솔직하지 않았던 마음이 조금은 아주 작은 실낱같은 일말의 심경 변화가 있었던걸까, 제 안의 그 복잡한 감정들 중엔 분명 앞으로 이그드라실과 인베스와 세계의 운명으로 이어질 싸움에 대한 어떤 결의 비슷한 것도 들어있었다.
분명히 다시 말하건대 이건 절대 정의가 아니다. 이것도 하나의 정의라면 정의일런지 모르지만 카이토는 지금보다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한다. 무슨 일이 있든, 설령 상처를 입어도── 그리고 이제 이렇게 팀 바론의 아지트를 찾는 건 오늘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두번 다신 여기에 돌아올 일은 없을거다. 스위츠는 그런 녀석들에 대한 전 바론의 리더가 보여주는 조그마한 호의일 뿐이다.
2층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을 올라 바론의 팀원들이 각자의 방으로 올라간 뒤 혼자 남은 카이토는 조용히 다이어리를 꺼내 펜을 끄적여 레시피를 기록했다. 별로 안 남아있던 바나나 맛의 컵케익을 한입 베어물었다.
분명 자신이 만든 것이긴 했지만 조금은 잘난 척해봐도 괜찮을듯 성 싶었다. 과연 확실히 천사도 악마도 사랑에 빠지는 마법이다. 그런 그의 모습엔 컵케익의 부드러운 빵의 폭신함처럼 상냥한 미소가 살풋 은은하게 서려있었다.'특촬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미치 온 스테이지 - 눈물의 변신 (0) 2020.04.25 나와 너의 다이어리 (0) 2020.04.25 오늘이라는 것이 비록 속절없다 해도 (0) 2020.04.25 마주보기 (0) 2020.04.25 뱀은 카멜레온을 좋아한다 - 헤비츠카이 실버 우주 항해일지 (0) 202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