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몽중방황 夢中彷徨
    특촬물 2020. 4. 27. 02:27

    * 트위터에서 백곰님께 키워드 연성으로 가이쟈그 단문을 받고 엄청 감복 받아서 답례로 쓴 오브 연성 

    https://twitter.com/polarbear0918 

     

    ⭕🌙 도넛오십 백곰씨(@polarbear0918) 님 | 트위터

    @polarbear0918 님 언뮤트하기 @polarbear0918 님 뮤트하기 팔로우 @polarbear0918 님 팔로우하기 팔로잉 @polarbear0918 님 팔로우 중 언팔로우 @polarbear0918 님 언팔로우하기 차단됨 @polarbear0918 님이 차단됨 차단 해제 @polarbear0918님 차단 해제 대기 중 @polarbear0918 님이 보낸 팔로우 요청 승인 대기 중 취소 @polarbear0918 님에게 보낸 팔로우 요청 취

    twitter.com

    미친듯이 달렸다. 하얀 달빛을 조명 삼아 비친 밤거리 아래 미친듯이 달려도 또 다시 제자리였다. 몇 번이나 계속 반복해서 돌고 도는 것 같은 기분이다. 숨이 매우 격렬하게 뛰어서 턱끝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거리를 달려나갔다. 그 사람이 날 부른다. 날 여기로 오라고 손짓한다. 하지만 잡을 수 없었다. 조금 더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쉽사리 잡히지 않는 사람, 그 존재는 제 눈 앞에서 그저 빙글거리며 웃었다. 

    아무 말조차 없이 살풋 미소 지어보였는데 자신이 다가서면 또 다시 희뿌연 연기처럼 스르륵 사라진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대체 어떻게 하면 그에게 닿을 수 있을까? 마치 물거울에 비친 달이 이지러지는 것과 같이 너의 모습이 미스터리하게 일그러진다. 끝내 오늘도 널 이렇게 보내고 만다. 너무 아쉬울 따름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놀러올거지? 날 걱정하게 하지마" 

    붉게 충혈된 하늘, 고독한 시선, 억눌린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눈물이 흐른다. 왜지? 어째서야? 왜 눈물이 나는건지 알 수 없었다. 그 
    아래 서서 빌어보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곁에 있어달라고 했는데 잔인하고 차갑게 등을 돌아서버린 그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무척 잔혹한 현실이다. 조금 지친걸까- 더 이상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겠다. 슬픔은 느껴지는데 아픔은 느껴지지 않아 이젠 마음도 감정도 모두 무뎌진 것은 아닌가 싶었다. 이윽고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그의 얼굴 마저 시야가 조금씩 흐릿해져갔다. 

    감각이 점점 아찔해졌다. 가까이 있기엔 그와 거리는 너무 멀었다. 무언가를 바란 것도 잊어버린 채 달려낙 분명 마음 속에는 바라 마지 않는 어떤 것이 있었는데 겨우 어둠을 벗어나니까 이미 알아챈 지금은 너무 늦어버렸다. 빛이 아닌 어둠 속을 반복적으로 돌면서 끝없는 나락을 그저 하릴없이 달리며── 

    그래도 저 수많은 별이 헤매지 않도록 오직 너만을 비추길 바랄 뿐이다. 이 애절한 마음이 별에게 닿아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잠드는 시간,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면 어느 곳이든 좋은 밤이 될 수 있을텐데 그는 그림자처럼 덧없이 멀어지기만 하였다. 아무리 달려봐도 전부 같은 길을 도는듯한 기분에 휩싸인 채 이내 달리기를 그만두었다. 

    헉헉, 호흡이 마구 거칠게 뛰었다. 이토록 지쳐가는 내 모습이 너무 비참하게만 느껴졌다. 분명 그가 나한테 꽃을 건네줬는데 그 꽃이 대체 어디 갔는지 결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서 찾을 수 없었다. 미련이 남은 내게 그가 조용히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가이- 난 더 이상 네 편이 아니야" 

    "거짓말.. 그게 진짜 네 모습 아닌 거 알아" 

    "글쎄-" 

    "가지마" 

    정말 이대로 끝일까 두렵다. 괜히 말을 건게 머쓱해져서 딴청을 피웠다. 눈을 뜨면 마치 아득한 환상처럼 와장창 깨어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이기에 어떻게든 그를 붙잡아본다. 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칼날에 베인듯 차가울 뿐이다. 그것은 증오의 불꽃이 타오르는 눈동자를 하고 있었고 경멸함이 가득한 눈빛을 하나, 표정에서 우러나온 조소인듯 아닌듯 상냥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너를 얼마나 이렇게 가득 채워도 다음 날이 지나면 모든게 다 사라진다. 계속 반복되는 그 악몽 속에서 가이는 오늘도 끊임없이 무한 루프를 돈다.

    "이제 그만 눈을 떠! 내 손을 잡아봐~ 까만 세상 속에 네 편이 되어줄께~ 저글러-" 

    과연 언제까지 저글러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을까.. 어느 새 밤이 가고 새벽이 찾아왔다. 동이 트기 직전의 어둠, 가장 어둡고 고요한 시간이다. 혹시 다시 한번 만난다면 그땐 꼭 빛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이끌어주고 싶었다. 어둠 속을 헤매인 채 방황하는 건 그 녀석에게 절대 어울리지 않으니까── 

    때마침 가이가 손을 뻗을 찰나, 저글러는 한쪽 입꼬리를 스윽 올리고는 빛도 어둠도 아닌 어딘가로 밤안개처럼 사라졌다. 어젯밤 내게 준 기억들이 분명 있을텐데 의식이 몽롱해져간다. 이것은 지금 현실인가! 꿈인가! 점점 다시 다가온 무의식을 향해 가이는 오늘도 빠져들어갔다. 

    '특촬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주를 품은 소다수  (0) 2020.04.27
    悪夢のロンド  (0) 2020.04.27
    앞으로 잘 부탁해!  (0) 2020.04.27
    흑백 논리의 오류  (0) 2020.04.27
    특별한 인연의 힘을  (0) 2020.04.27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