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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러가 난 마음
    특촬물 2020. 4. 26. 05:19

    * 가면라이더 제로원으로 첫 연성이군요! 3화 내용을 바탕으로 한 3~4화 사이 안의 유아와 후와 중심 이야기입니다. 제목의 '에러'란 뜻은 여기서 중의적인 표현으로 쓰였습니다. 여기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읽어봐주시면 기쁠 것 같네요. 다소 주관적인 캐해석과 날조가 있습니다. 

    아래 짤은 유아 발키리 변신 씬으로- 몇 번이나 봐도 안 질린다.... 

     

     

    아침부터 에임즈의 출근길은 매우 복잡했다.  A.I. M.S, 그것은 최근에 진과 호로비라는 녀석들이 만든 멸망신뢰.net이란 이름을 내건 테러리스트 조직과 맞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내각 관방 직속의 대 인공지능 특무 기관이다. 당연하게도 정부 소속이다. 즉, 나랏일을 하는 정부 기관에 소속되어 일하는 공무원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 중 대표격인 한 팀 중 기술고문직의 야이바 유아와 파트너(?)라면 파트너라 할 수 있는, 그녀의 직속 부하인 후와 이사무가 있었다. 

    보통은 대개 폭주하는 Al 로봇의 진압과 치안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또 그와 비슷한 여러가지 치안 활동을 하고 있는데다 물론 엄연히 총과 같은 무기를 본인이 직접 소유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라 판단하면 가차없이 무력과 실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현재 에임즈는, 특히 유아와 후와는 휴머기어를 만든 히덴 인텔리전스와는 최근 그의 회사 측을 왕래하면서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많아졌다. 

    히덴 인텔리전스라면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대기업이었다. 지금은 전 1대 사장이었던 히덴 코레노스케의 뒤를 이어 그의 손자인 히덴 아루토가 제 2대 사장이 된 모양이고- 기껏 해야 저희 나잇대 비슷한 20대 밖에 되지 않은 젊은 사장이다. 아무튼 AI 로봇들이 증가함에 따라 일반 겉모습은 인간의 형상을 유지한 채 의식주가 포함된 다양한 모든 활동에서 저마다 일을 하며 사람들을 미소를 지키는 것들을 한다는 모양이었다. 

    유아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도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제 직속 부하인 후와는 그런 휴머로이드에 굉장히 증오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호감이라면 호감이었다. 하지만 절대 휴머기어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는 건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휴머기어는 우리 인간들이 좀 더 사용하기 편리한 도구 정도에 지나지 않는 존재라 인식하고 받아들인 중립자일 뿐이었다. 

    휴머기어가 폭주하면 어제 있었던 그 일처럼 또 마기어가 되어 날뛰며 인간들을 마구 공격하기 시작한다. 한번 데이터를 개조당하면 두번 다시 복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데이터를 백업해놓으면 언제든지 다시 되돌리는게 가능하다. 유아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생각 안하기로 하며 좌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휴우- 작은 한숨을 내뱉은 유아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지하철은 아직 계속 이동 중이었고 회사까지 가려면 한참 거리가 남았다. 앞으로 몇 번은 더 역에 정차할 것이다. 

    아마 더 생각한다면 분명 머리 아파올만큼 복잡하게 골칫거리가 생길듯 하다. 일찍 일어나서 씻고 적당히 아침밥을 먹은 후 본격 출근하러 나왔지만 아침부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전부 출근 시간이라고 바쁜 시간에 굳이 여기서까지 회사 일을 거론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 이상으로 임무가 지연된다거나 정부 소속이라지만 에임즈도 엄연한 기업 활동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꼭 한달 스케줄표가 주간이 아니라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여타 다른 일반 회사들처럼 우리도 역시 한달 근무표가 정해져 있었다. 물론 현장에 자주 나서는 직업 특정상답게 위험 수당 역시 있었다. 어쨌거나 유아는 오늘도 어김없이 잘 다려진 정장을 입은 채 이동하는 중이다. 언제나처럼 밝은 회색 정장을 차려입었는데 완전히 쫙 펼쳐진 핏이 마치 베이면 붉은 피가 쭈욱 나올듯한 예리한 칼날과 같았다. 가슴까지 살짝 드리운 생머리 흑발이 어딘가 그녀를 차분하고 침착한 느낌을 주어 보는 이 마저 신뢰감을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실제 일을 할 땐 유아 본인도 동료나 아래 후배들에겐 다소 카리스마 있게 대하는 편이기도 하고, 회사 일은 원래 그렇다. 

    높은 직급에 있는 상사일수록 밑의 사람들이 확실하게 일을 해주지 않는다면 자신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상사에게 깨지기 마련이라던가, 부서는 정말 더 힘들어질 것이 뻔하기에 유아는 적어도 자신한테 주어진 할일은 전부 완벽히 해내는 편이었다. 병적인 완벽주의자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아예 제 할일조차 못하는 것보단 오히려 일을 잘해서 굳이 나쁠 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유아는 지금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아침 출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직장이나 학교 등 와르르 한꺼번에 빠져나간 뒤 드디어 유아도 슬슬 역에 내린 뒤 회사 건물 안으로 도착하였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곧 유아는 에임즈 본부 내로 올라왔다. 

    개인 사무실에 들어온 유아가 모닝 커피를 태워 책상 앞으로 왔다. 의자에 앉아 살짝 한모금 마시고 내려놓은 뒤 그녀는 일의 연장선으로 못다 한 어젯 일을 이어서 빠르게 서류를 검토해갔다. 회사의 고문관이 하는 일은 그리 빡빡하지 않아서 별 힘든 점이 없다. 현장과 사무직을 왔다갔다 하지만 솔직히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다음, 출근이 필수인 것도 아니라 좀 편한 감은 있었지만 유아는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매우 성실히 회사를 나오고 있었다. 유능한 그녀는 개인 사무실도 있어서 보고서 작성 및 정리하는 걸 꽤 즐겼고 사실 더 큰 이유는 후와 때문이다. 그 녀석, 자기 눈에 띄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미친 개처럼 날뛰어대며 사건 사고를 일으킬지 몰라 매 순간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 새 저녁 오후가 되었다. 오후라고 별 다른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저 항상 하던 평소처럼 자주 현장에 나가 히덴 인텔리전스와 멸망신뢰넷을 경계, 감시하면서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사건을 대비하여 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중이다. 사무실 안에서 저보다 직책이 더 높은 윗 상사에게 보고하기 위한 서류를 검토하던 중 유아는 슬슬 화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옆에 놓인 스마트폰을 들어 번호를 꾹 눌러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후와 이사무였다. 

    "후와! 나 좀 보자?!" 

    "아, 또 무슨 일인데?" 

    "몰라서 물어? 지금 당장 와!" 

    "곧 있으면 퇴근 시간이라고-" 

    "당장 안 와!!" 

    "알겠어~ 알겠다고- 가면 될 거 아냐" 

    퉁명스레 대답한 후와가 유아에게 볼멘소리를 가득 냈다. 있는대로 짜증을 낸 그가 잠시후 10분 남짓 조금 넘어 유아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래도 나름 기본적인 지킬 선은 지키고는 있는건지 간단한 노크를 두어 번 한 뒤 들어왔다. 팔짱을 낀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들어오자마자 상사에 대한 예의는 어디다 놔두고 두손바닥을 들어 책상을 쾅 내리쳤다. 그의 행동을 보자 더 열받은 유아가 서류를 내던지며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 내가 제대로 하랬지?" 

    "했잖아" 

    "이게 제대로 한거야? 정말 대충 확인만 한게 티가 나는데 이래도 끝까지 아니라고 할래?" 

    "됐어! 뭐, 어때? 어차피 애초부터 보고 따위 흥미 없고 말야~ 내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확실한 건 에임즈 대장은 나야! 나보고 명령하지마" 

    "그 권한을 부여하는 결정권은 모든 무장지휘권을 가진 나한테 있어! 도대체 몇 번을 더 하나하나 일일이 너한테 설명해야 되? 여긴 회사야! 왜 하나같이 제멋대로 단독 행동하는건데? 너 대체 어떻게 그 성질 죽이고 직급 승진했는지 참 의문이다. 폭주해서 미처 날뛰는 건 마기어가 아니라 오히려 너인 것 같은데, 아닌가? 난 후와 너처럼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처음 보는걸" 

    후- 최대한 침착하자, 침착하자, 했던 것이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더 못 들어줄 것 같은 후와의 말투와 태도를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화가 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일침을 가하면서 한마디 시원하게 날린 유아가 그에게 소리쳤다. 이 같은 상사의 말에 할말이 없어진 후와는 그저 마른 침을 삼킨 채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는데 딱히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언변에서부터 화려하게 져버린 후와가 뒷말에 뭐라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 급 최악의 기분이 되어버린 후와가 다소 씩씩대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감정을 삼킬 뿐이다. 꽉 쥐어진 주먹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흥! 마음대로 생각해라~ 어이, 야- 어쨌든 난 휴머기어가 죽을만큼 싫어! 증오한다고! 전부 없애버릴테니까- 그리 알아" 

    "뭐라고? 너 지금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 야이바 고문관이다. 예의 지켜라~ 상사 말 좀 들어! 넌 상사 말이 우습지? 꽤 모른 척 봐주고 있으니까 내가 만만해보여? 기어오르지마~ 자꾸 그러다간 언젠가 한번 드라이버 빼앗기고 짤리는 수가 있다?! 이 보고서 다시 처음부터 작성해와!" 

    증오의 불꽃을 한 눈동자가 이글거리며 기세 좋게 타올랐다. 한참 유아를 노려보던 후와가 마침내 서류 종이를 빼앗듯이 확 집어들었다. 뭐가 어찌됐든 가장 중요한 프로그라이즈 키와 변신 벨트를 압수당하면 가면라이더로 변신은 커녕, 아예 인간의 몸으로 마기어를 막아내기 한계가 있어지니까 이번에는 후와가 한번 치솟아오르던 화기를 억눌렀다. 한발 물러난 그는 유아를 똑바로 바라본 채 말했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하였다. 

    "한다! 내일까지 마감하면 되지? 그러니까 나 오늘은 이만 퇴근할거야" 

    "후와! 후와!" 

    후와는 끝까지 유아를 노려본 채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하아- 이번에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손으로 이마를 짚은 유아가 의자에 털석 주저앉았다. 했던 말 계속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것도 이제 지쳤다. 과거는 과거, 그거와 별개로 일을 하러 왔으면 상사의 명령을 따르는게 원칙 아닌가- 휴머기어보다 먼저 더 폭주해 날뛰지 못해서 안달난 꼴이라니.. 유아는 이 앞날이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사실 안다. 후와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다. 전에 한번 그의 입에서 직접 자기 과거를 말한 걸 들었던 터라 알고 있었다. 왜 그렇게까지 미친듯이 앞뒤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지, 제 직속으로 배치받아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여지껏 후와는 단 한번도 자신의 말을 전혀 들은 적이 없었다. 12년 전에 일어난 '데이 브레이크 사건'은 저도 아직 절대 잊을 수 없으니까── 

    휴머기어를 시험 운용하기 위해 건설된 도시 데이브레이크 타운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사고라고 알려진 휴머기어의 폭주로 인한 대량 살인 사건이다. 이 당시 워낙 큰 사건이라서 누구든 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규모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었다. 휴머기어를 시험운용하기 위해 건설된 도시 데이브레이크 타운이 이 여파로 인하여 전부 소멸이 되었다. 

    후와는 사무실 문을 세게 열어젖힌 후 쾅 소리나도록 닫았다. 그리고는 가만히 벽에 서서 기대었다. 괜히 분해서 주먹을 쥐어 애꿎은 벽만 쳤다. 퍽- 하는 딱딱한 소리가 울렸다. 지금은 많이 안정된 휴머기어가 일제히 모두 폭주해 마기어가 되어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공격하고 죽였던 그날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눈에 빨간 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쫓아오는 휴머기어가 정말 죽을만큼 싫었다. 인간에게 편리한 도구가 아닌 해를 끼치는 존재의 적이나 마찬가지인 증오스러운 대상이 된 후와는 누구보다 초조했다. 

    다른 곳을 돌아볼 여유 따윈 없다. 자신은 지금 한시가 급한데, 빨리 모든 휴머기어들을 없애야 되는데,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였다. 피해는 그만큼 막대하였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결국 해결되지 못하고 일시적인 임시방편만 조치하여 막기만 할 뿐인 미제가 되어버린 사건이었다. 그 데이 브레이크 사건 때 아루토는 휴머기어에게 구해져 좋은 감정을 가진 반면, 그와 달리 후와는 살해 위협을 당할 뻔한 피해자였다. 겨우 참았던 화가 다시 솟아올랐다. 주먹을 든 후와가 벽을 강타한 후 그 자리를 떠났다. 

    한편 사무실 안에서 의자에 기대앉은 채 유아는 생각에 잠겼다. 그 어느 쪽도 아닌 중립자의 입장을 가진 상태인 유아는 애매모호해졌다.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기분은 뭘까? 고민하고 또 생각해봤지만 답을 알 수 없었다. 이내 책상 주변을 정리한 유아가 일찍 퇴근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위험천만한 녀석한테 그렇게나 단단히 일러놨는데도 불구하고 후와는 힘을 써서 잠금 장치를 걸어놨던 샷 라이저를 강제로 록 해제시켜 기어코 가면라이더 발칸으로 변신하고야 말았다. 정말이지- 낮게 중얼거린 유아는 근처 편의점을 들러 컵라면과 삼각 오니기리(= 삼각김밥), 음료수 등을 집어든 후 카운터로 가 계산하였다. 간단히 저녁 대용으로 끼니를 때울 참이라서 이보다 더 좋은 식당을 예약하지 않았다. 

    컵라면이 끓일동안 유아는 세모난 모양의 오니기리 포장지를 벗겨내 와앙 한입 베어물었다. 짭짤한 연어와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인 연어알들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었고 수분이 가득 머금은 촉촉한 하얀 쌀밥과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자아냈다. 저녁을 먹으면서 잠시 기분이 좋아지긴 했지만 일시적인 효과였다. 금방 다시 복잡한 뇌의 사고회로 속으로 들어갔다. 유아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졌다. 


    ..... 인간은 왜 살아가는거지? 
    ...... 마음이란 정의는 어떻게 내리는걸까? 


    - 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이며 우리들은 무엇이지? 


    어디까지나 AI는 마음이 없는 한낱 단순한 기계에 불과하다. 마음을 다시 고쳐 쓸 수는 없잖아? 게다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마음을, 인공 심장을 넣는다고 해서 갑자기 없던 마음이 생기고 감정이 나타날 리는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기계는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기 위해 사용되는 편리한 도구이기도 하다. 그 도구를 도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부터가 흑백 오류의 판단인걸까? 

    유아는 반쯤 먹다 남은 컵라면과 젓가락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숨을 한번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또한 눈을 감았다가 떠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아는 그 무엇도 의문을 풀 수 없었다. 앞으로 엄청 험난한 일들이 일어날거라는 것은 예상되었다. 그녀는 창밖 너머 배경을 보았다. 멈춰져 있는 경치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결코 풍경이 움직일 리 없으니까 말이다. 대강 뒷정리를 하고 편의점을 빠져나온 유아의 주변으로 조금은 서늘한 밤공기가 불어왔다. 

    정부 소속 에임즈의 기술고문인 야이바 유아는 항상 무엇이든 육하원칙에 따르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딱딱하고 고지식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육하원칙의 여섯 가지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의미의 의의라고 생각되어서 좋아하는 편이었다. 

    가면라이더 제로원의 장착자인 히덴 아루토, 가면라이더 발칸의 후와 이사무, 그리고 세번째로 유아 자신도 정말 필요할 시에 쓰려고 그동안 아껴두었던 샷 라이저를 꺼내 가면라이더 발키리로 변신하였다. 과연 이게 정말 잘한 일일까 싶다. 인간인 그녀는 왠지 머릿 속이 휴머기어처럼 마치 에러가 난 마음같은 기분이 계속 잇대어져갔다. 산화해가는 세계와 함께 유아는 계속 흑백 오류의 에러에 빠졌다. 

    과학의 기술은 역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점에 있어선 긍정하기에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라이더로 변신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낼 정도니까──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없던 결과로 치부될 수는 없다. 한번 실행된 과정은 절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문득 아루토의 사장 비서인 이즈를 떠올렸다. 

    그녀도 감정이 없는 휴머기어였다. 대체 마음이란 어디까지 정의내릴 수 있나, 아직 유아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그 답을 찾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딛는 그녀의 발걸음엔 왠지 모를 결연한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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