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내가 느꼈던
* 제트 날조 << 애초에 크오 자체부터가 이미 날조지만..
* 배경 음악 / 프랭크 밀스 - 뮤직 박스 댄서
Episode 1
지금 여기는 대괴수로봇 부대 '스트레이지'- 저마다 각종 훈련과 자신의 위치에서 일하며 바쁘게,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는 대원들이 많았다. 그 중, 이 방위 팀에는 울트라맨 제트로 변신하는 나츠카와 하루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는 히어로가 된지도, 스트레이지의 일원이 된지도 별로 오래 되지 않은 신인이었다.
그는 가라테의 달인이었으며 누구보다 상냥하고 예의바른 인물이었다. 항상 올곧은 성격, 게다가 정의감이 너무 강해 꽤 상당히 열혈 기질도 갖추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돌연 찾아온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괴수와 맞서기 위해 울트라맨 제트로 변신한 그날의 일은 미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멍한 상태다. 내가 정녕 울트라맨이라고?
괴수와 싸운다고 자신이 어떻게 변신했으며 하루가 정신없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도 모를만큼 조금 멍한 얼굴이 되어 부대 내의 훈련장에서 언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는 위험 대비를 위한 전투 훈련을 하고 있었다. 스스로 트레이닝이라던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훈련을 서로 도와준다거나 그랬다. 다들 자발적이었다.
그래, 자신도 어릴 땐 뭐든지 멋지게 악당들을 물리치는 히어로를 동경했다. 막연히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가슴에 꿈을 품고 방위대의 파일럿이 된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직 하루키는 모르는게 많은 투성이었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음만은 앞서지만 여러가지로 부족한 신인 파일럿이다.
"어이, 하루키- 무슨 일이야? 오늘 전혀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잖아"
"에- 그러니까.."
"할 말 있으면 나한테라도 속 시원히 털어놓는 건 어때? 어쨌든 내가 팀의 대장이다. 뭔가 고민 있으면 실컷 털어놔도 되"
"음.. 저 말이죠"
하루키는 훈련하다 말고 멈췄다. 그가 소속된 방위 팀의 대장인 헤비쿠라 쇼우타는 따뜻하고 온후한 미소를 소유한 사람으로 스트레이지의 대장을 담당하고 있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팀에는 여러 다양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모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트러블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트러블 투성이의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카리스마 있게 멤버들을 이끌고 정리하는 건 헤비쿠라 대장이 늘 그렇듯 이 역할을 맡고 있었다.
"저, 기껏 스트레이지의 일원이 됐으니까 하는 말인데요. 대장님한테 이런 말 하긴 좀 뭣하지만.. 무언가 소중한 것을 지킨다거나, 싸워나갈 의지라던가, 살아갈 의미라던가 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역시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뭘 어찌해야 될지 몰라서-"
"어이, 어이, 하루키- 이제 갓 들어온 신인이 벌써부터 한 2~3년은 된 사람처럼 얘기하나?"
"그래도-"
"그러는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에?"
"네 말대로 무언가를 지킨다거나 소중한 걸 위해서 싸운다거나 이 세계를 살아가는 의미같은 거,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글쎄요..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반대로 자신한테 의문 형식을 되받아치는 헤비쿠라 대장의 말에 하루키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고민되었다. 갑자기 이렇게 물어오면 대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되는걸까 싶어 머릿 속에서 여러 잡생각들이 마구 어지러이 떠올려졌다. 순간 당황스러운 기색을 역력히 감추지 못하는 하루키를 본 헤비쿠라가 그저 살풋 미소만을 옅게 지었을 뿐이다.
원하던 대답은 듣지 못한 채 질문해온 헤비쿠라의 말에 하루키는 턱을 매만지며 아주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미간을 조금 좁혔다가 다시 펼쳐지면서 깊이 사색에 잠겨 빠져버린 그가 관자놀이를 긁었다. 혼자서 꼬리와 꼬리를 문 자문자답을 해봐도 딱히 가슴을 속 시원하게 해줄 별 다른 해답이 떠오르지 않아 어중간한 마음인 채 서 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헤비쿠라는 왠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얼굴을 하였다. 그 마음,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예전의 나도 그랬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젊은 시절, 10대ㆍ20대 때는 본인도 그런 적이 있었다. 아주 비슷한 경험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은 언젠가 인생을 살면서 각자 저마다의 환경 속에 살아가면서 한번쯤 으레 하게 되는 것들, 그리고 그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자신도 그랬고 지금 하루키도 그랬다. 특히 괴수를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결성된 대괴수부대의 파일럿이니만큼 남들한테는 신비한 일로 치부되는 이런 위험한 일의 전선에 뛰어든 자라면 더욱 그렇다.
항상 고민거리가 늘어날테고 매 순간순간 마다 1분 1초 생사를 넘나드는 일상 사이에서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나 상대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던가, 그 모든 것들이 부딪히고 부딪히며 수없이 많은 기쁨과 슬픔과 좌절, 그리고 갈등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쪽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 치곤 하루키는 꽤 빨리 그런 경험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건 정말 괜찮은 경험이다. 자기 반성을 한다는 것 자체부터 이미 좀 더 발전한 나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제 팀원의 모습을 지금부터 벌써 무언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그런 자괴감이나 뼈 아픈 경험의 고통 따위 끌어안도록 놔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게다가 아직 하루키는 스트레이지에 막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는 완전 신인 파일럿이다. 아직 아무것도 얽매이지 않고 그저 신인은 신인다운 행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헤비쿠라는 잠시 심호흡을 하며 약간의 뜸을 들인 뒤 하루키에게 말했다.
"하루키- 내가 뭐라고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한마디 하자면 말이지~ 원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야~ 그러니 자신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보단 지금은 네가 하고 싶은대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대장님.. 네!"
헤비쿠라 대장의 조언을 듣고 하루키는 아까까지 꽤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마음 속에 무겁게 짓눌린 것이 사라졌다. 사실 내심 불안했다. 그 전이라면 분명 생각하지 않았을텐데 울트라맨 제트가 되고 난 뒤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으니까 내가 걷는 이 길이, 미래가 정녕 괜찮은걸까 싶어서 파일럿으로서도 막상 자신은 잘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이대로 계속 고민하며 혼자 문제를 끌어안았더라면 정말 자신다움을 잃을 뻔 했다. 하루키는 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눠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였다. 헤비쿠라는 입가에 대장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는 주먹을 들어 하루키의 어깨를 약하게 툭 쳤다.
Episode 2
길고 짧았던 전투 훈련, 잊을만 하면 종종 출연하는 괴수 습격 등 바삐 시간을 보내던 스트레이지에도 점심 시간이 찾아왔다. 마치 너무 당연하다는듯 태양이 하늘의 정중앙에서 밝은 빛을 내며 내리쬐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아직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따분하게 밀려오는 춘곤증에 헤비쿠라는 쩌억 하품을 하며 마른 얼굴을 쓸었다.
몇 번인가 계속 기지개를 쭉 펼쳤으나 금방 무용지물이 되었다. 또 다시 찾아온 잠의 신 히프노스(그리스 로마 신화의 잠의 신 이름)가 그를 괴롭혔다. 자꾸 이대로 쏟아지는 잠을 청할 수 없어 헤비쿠라는 억지로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다.
팀의 몇몇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들 중에는 하루키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체 어떤 대화를 하길래 저렇게 들떠 있는건지 궁금해진 헤비쿠라가 은근슬쩍 뒤에서 팔짱을 낀 채 스윽 다가와 엿들었다. 자신들 뒤에 대장이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르는 대원들이 서로 이야깃거릴 나누던 때, 하루키가 발견하곤 대장님을 불렀다. 그제야 눈치를 챈 주변이 헤비쿠라를 쳐다보며 저마다 일동 깜짝 놀라기 일쑤다.
"듣자하니 또 다른 '나'에 대해서 얘기 중인 것 같던데?"
"아, 혹시 대장님 그 이야기 알아요?"
"어떤 거?"
"도플갱어 말이예요!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보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말입니다."
하루키가 열심히 도플갱어에 대해 떠들었다. 호오-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한번쯤 들어본 적 있었다. 뭐, 그것도 어차피 도시전설 따위 불과한 것들이겠거니 치부하고 넘겼지만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도 도시전설 같은 거라 생각했었는데 며칠 전, 다른 부서의 대원이 한번 실제로 경험했었대요! 그래서 그 이야기 중이었죠"
"아, 그래? 뭐, 애초에 괴수가 나타나는 것부터 이 세상은 신기한 일 투성이니까 말야~ 그 울트라맨 제트도 분명 우주에서 왔겠지?!"
"그, 그렇겠죠"
히익, 소리 지를 뻔 했다. 대장님의 입에서 울트라맨 제트라는 말이 나오는 바람에 조금 심장이 두근 뛰었다. 거짓말까진 아니더라도 일단 비밀로 하고 싸우고 있는 터라 설마 들킨 건 아니겠지 싶어서 괜히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제트의 정체가 누군지는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투로 뱉은 말인듯 했다. 휴우- 하루키는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울트라맨이라는 거, 파일럿이란 직업보다 훨씬 더 아슬아슬하게 판타스틱한 활동인 것 같다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헤비쿠라는 잠도 깰 겸 쌓여진 업무 스트레스에서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커피를 타서 한잔 마시기로 하고 머그컵을 찾았다. 그러나 커피고 아이스티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커피포트를 들어 흔드니까 물은 아직 남아있는듯 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직접 편의점에서 사와 좀 채워넣어야겠다며 대원들에게 말한 후 부대를 벗어났다. 커피와 이것저것 소소한 간식거리를 산 그가 이내 다시 부대로 올라가기 위해 스트레이지 내부의 복도를 거닐었다. 그러던 차에 다시 괴수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그가 급히 비행할 준비를 하러 뛰어갔다. 때마침 우연히 헤비쿠라는 달려가던 도중에서 자신과 닮은 사람을 보았다.
어라? 어제 꿈에서 봤던 사람이다. 꿈 내용이 어땠는진 기억나지 않았지만 희미하게 상대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꿈이었지만 그것도 신기했는데 문득 조금 전에 하루키와 부대의 팀원들이 하는 대화를 엿들어버려서 괜히 그 말이 떠올려져버려 자꾸 머릿 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도시전설이 아니었나 싶었다.
어쩌면 도플갱어라는 거 정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공포감이 일었다. 아무리 부대의 대장이라고 해도 말이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듣는 것보다 직접 보고 경험하는 건 훨씬 굉장한, 상상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기에 헤비쿠라는 저 앞의 자신과 닮은 사람이 다소 신경 쓰였다.
도플갱어의 의미는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란 뜻의 독일어다. 원래 독일에서 전해내려오던 전설이기도 하고 한마디로 말해 그냥 미신이다. 그게 지금 본인이 겪을 줄 몰랐고, 그럼 어젯 밤에 꾼 꿈은 미래를 예고하는 예지몽 비슷한 것이었으려나? 정말 나 여기서 죽는건가?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다. 비행을 앞두고 이런 잡생각 따위 절대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차마 머릿 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너는 누구지?"
헤비쿠라는 멀리서 그를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무언가 열심히 찾는듯 해보였는데 주름 하나 없이 잘 다려진 블랙 수트를 입은 남자였다. 도플갱어도 옷은 다르게 입는걸까? 참나, 별의 별 생각을 다 한다. 헤비쿠라는 그런 자신에게 어이가 없어 훗, 하고 작게 웃었다.
"하- 분명 이 근처에 있을텐데-"
자신과 똑닮은, 이름을 모르는 그는 뭔가를 찾고 있는듯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하였다. 얼굴은 닮았지만 성격은 저와 닮지 않은 모습이 왠지 낯선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 기분이 묘했다.
"보면 볼수록 정말 나랑 굉장히 닮은 얼굴을 하고 있군"
헤비쿠라가 그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게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이때 무선기를 통해 들려오는 하루키와 팀 대원들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빨리 와달라는 저 다급한 목소리, 여기서 이럴 시간이 없다. 더 지체되기 전에 어서 전투에 나가야 했다. 몇 번이나 더 뒤돌아보았다가 헤비쿠라는 결국 장비를 착용하고 비행을 하러 나섰다.
하마터면 비행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사고를 낼 실수를 할 뻔 했던 것을 운 좋게 울트라맨 제트가 구해주러 와준 덕분에 살았다. 피식, 실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스스로 자신은 대장 실격이구나 생각하면서 헤비쿠라는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괴수를 물리치고 다시 돌아왔을 땐 그 어디에도 그의 모습은 없었다. 마치 환상 속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대체 누구였을까? 정말 나의 도플갱어? 아니면 다른 우주에서 시공을 넘어온 사람이었을까? 평행세계에도 그 세계의 내가 살고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었다. 이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오늘은 왠지 특별한 경험을 한 하루였다.
그런 헤비쿠라 쇼우타의 발 옆에는 다크 링이 놓여져 있었지만 그는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커피와 간식거리를 산 봉지를 들고 다시 부대로 돌아갔다. 그날, 너를 만난 내가 느꼈던 낯선 기시감을 가슴에 안고서──
Epilogue
저글러는 무언가 열심히 찾았다. 하, 진짜 미친다. 확실히 분명 이 근처쯤에 있을텐데 대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참 돌아다녔나 했는데 저쪽 반대 방향에서 누군가가 여기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안 봐도 이젠 너무 뻔하다. 쿠레나이 가이가 오브니카를 불며 나타났다.
"가이! 한참 찾았잖아!!"
"미안, 미안- 아, 근데 있지~ 아까 오는 길에 너 봤다? 언제 여기로 온거야?"
"하? 뭔 이상한 헛소리야? 뭐 잘못 먹었냐? 유통기한 지난 라무네라도 먹은듯한 소릴 해?"
"아니, 근데 정말 저글러랑 완전 판박이었다니까? 나 거짓말은 안 하는 거 너도 알잖아?"
"네가 뭘 착각한 모양이군~ 맨날 이룰 수 없는 이상만 쫓아다니더니 드디어 미쳤냐? 이젠 뭐 아예 환영도 보니? 이봐- 말도 안 되는 헛소리 그만하고 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자"
"치- 알겠어"
저글러가 먼저 한발 앞으로 내딛었다. 가이는 조용히 그를 뒤따라 걸어갔다. 돌아가기 직전, 그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너무나 청명히 푸른빛을 띄는 하늘이었다. 그는 저에게 또 이상에 빠져 헛소리 하는 것도 모자라 환영까지 보는거냐고 한마디 태클을 걸었지만 분명 저글러스 저글러와 닮은 사람을 봤다.
그 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그것도 잠시, 저 앞에서 그가 왜 빨리 안 오냐고 소리쳤다. 가이는 곧 머릿 속에서 그 생각을 지운 채 오브니카를 불며 다시 저글러를 뒤따랐다. 그 후, 가이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완전히 잊어버렸지만 그의 가슴 한구석에는 여전히 너를 만난 내가 느꼈던 낯선 기시감이 마치 데자뷰처럼 느껴진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