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점의 크로스 패턴
* 내가 보고 싶어서 쓴 특촬캐 크로스오버 단문 연성 (필모 포함)
* 모두 본편 이후의 시점의 날조 무언가
* 전부 평행세계라서 세계관이 세계관인만큼 다른 우주에서 왔다는 설정 밖에 할 수 없더라....
* 배경음악 / 와이만 - 은파
○ 울트라맨 긴가 & 가면라이더 포제 - 쇼+닛타 후미히로
[왠지 서로 닮은 사람]
"여어! 오랜만이네~ 닛타-"
"닥쳐"
"에이,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정말 이럴거냐구"
"누가 네 친구냐~ 제이크-"
아마노가와 학원을 졸업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가면라이더 부로서 부활동했던 소중한 추억들이 많은데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이라니 잘 믿겨지지 않았다. 아마 조디아츠로부터 학교를 지키고 난지 어느 덧 5년이란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세월이 이렇게나 빨랐나 싶을 정도다. 그저 지나가버린 청춘이 조금 무색할만큼 야속할 뿐이었다. 아직 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제이크는 소위 말하는 '노는 아이', 아주 양키까진 아니더라도 노는 무리에 속해 어울러다니던 사람이었다. 그랬지- 키리사키 켄타로라는, 온 전교생과 친구가 될 사람이라고 동네방네 떠들어대며 화려하게 전학 오기 전까지는──
이래서 친구는 잘 사겨야 하는 법이라고, 켄타로와의 만남으로 제이크는 변했다. 우정이니 뭐니하는 촌스럽고 낯간지러운 것들은 어리석다며 믿지 않았던 그가 그와 만나고 가면라이더 부 소속의 일원이 되어 활동하면서 나름 괜찮은 스쿨 라이프를 보내왔다고 생각한다. 만약 고등학교 때로 한번 더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제이크는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자신의 인생에 있어 결코 후회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가면라이더 포제였던 켄타로는 아마노가와 학원의 교사로 일하고 있고 유우키와 켄고, 슌, 미우, 토모코, 포제와 더불어 가면라이더 메테오인 류세이 등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그리고 한때, 제이크가 친구인 척 행동하며 배신한 적도 있었던 닛타 후미히로와 오랜만의 만남을 가졌다.
둘이 어쩌다 모였는가 하면 일단 현재 제이크는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기자였으며 그를 인터뷰 하기 위한 빌미 삼아 약속을 잡자는 말을 넌지시 던졌는데 의외로 닛타가 순순히 허락을 한 것이었다. 유니콘 조디아츠의 스위치를 오프한 뒤 그 후 켄타로는 몇 번이나 닛타를 찾아가 설득했고 뭐, 지금에 와서야 조금의 앙금은 그래도 아직 남아있었다. 닛타는 현재 학생 때보다 더 잘 나가는 펜싱 선수로 발돋움 하는 중이었다.
"간단한 용건만 말해~ 시간 없어"
"또, 또 그런다아"
"제이크!"
이때다. 제이크와 닛타 앞으로 훅, 하고 날아들어온 빈 깡통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툭 떨어졌다. 두 사람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왠 오랜지색 대원복 비슷한 옷을 입은 두 남자가 서 있었다. 조금 브라운 컬러의 머리를 한 남자에게 '히카루-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잖아!'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는, 왠지 싶어 제이크는 순간 제 옆을 뒤돌아보았다. '그래! 닛타, 너랑 엄청 닮았어!' 정말 그와 많이 닮은 외형을 하고 있었다. 닛타 본인이 보기에도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을 중얼거렸다.
"엇, 쇼- 너랑 닮았다!"
히카루의 말에 쇼와 닛타가 동시에 멍하니 얼굴을 바라보았다. 듣고 보니까 정말 나랑 닮은 것 같다고 저마다 속으로 생각했다. 히카루와 쇼, 제이크와 닛타, 네 사람은 어찌저찌 간단한 통성명을 한 채 잠시 말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라 한참 어색한 침묵을 깨뜨린 히카루가 실수로 캔을 밟고 미끄러졌다면서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제이크한테 초코 웨하스를 건넸다. 옆에 있던 쇼 역시 히카루와 같은 브랜드의 초코 웨하스를 닛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것도 인연이니까.. 우리 다른 우주에서 왔거든"
"다른 우주?!"
쇼의 말에 닛타가 초코 웨하스를 집어들면서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다른 시공에도 여기와 똑같은 지구가 있어"
"에에? 그렇다면 이건 역시 특종감인가! 다른 세계의 지구는 어떻죠? 거기의 달은 어떤가요?"
"하핫! 뭐, 비슷하려나- 우린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어서 말야~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은걸"
"응- 그렇네~ 오늘 히카루랑 쇼를 만난 거 이따가 켄타로 선배한테 얘기해줘야겠다. 히히-"
"그건 그렇고, 나 시간 없다니까? 곧 펜싱 연습 하러 가야 된다고-"
네 사람은 그렇게 서로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흩어졌다. 쇼와 닛타는 발걸음을 옮기기 직전, 다시 뒤돌아보았다. 저와 닮은 얼굴을 한 사람, 언젠가 한번 다시 만날 날이 있을까? 그리 생각하면서 둘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날, 제이크가 기자로 일하는 회사인 「Real」의 사무실에서 누군가가 찍어온 특종 기사 사진에는 오늘 도심에서 엄청난 지진 비슷한 소리가 나 땅이 울리며 '빛의 거인'이 두명 출현하더니 곧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 울트라맨 오브 & 가면라이더 덴오 - 쿠레나이 가이+카이
[나 지금 그런 얼굴 하고 있지?]
덴라이더는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소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관리하며 시간 속을 달리고 있었다. 열차 안은 여전히 나오미가 맛있게(?) ──생각보다 이마진들에게 반응이 괜찮다고 한다── 끓어주는, 겉보기에는 조금 비쥬얼이 괴랄한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또 마음이 맞지 않으면 곧바로 투닥투닥 싸워대다가 코하나에게 한대 맞는 것이 일상인 하루, 덴라이더 안의 이마진들은 한마디로 말해 정말 팔자 좋은 녀석이다. 그래도 가끔은 도움도 되고 의지도 되고 게다가 어딘가 은근 귀여운 구석도 있어서 차마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나 다름없다.
노가미 료타로는 이제 여기 오지 않는다. 이곳의 오너를 포함해 모모타로스, 우라타로스, 킨타로스, 류타로스, 종종 놀러오는 지크와 제로라이더의 사쿠라이 유토와 데네브까지 왁자지껄했던 모든 순간은 이제 덧없는 가슴 속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가면라이더 덴오로 활동했던 것이 아직도 다 엊그제 일만 같이 느껴졌다. 료타로와의 시간 여행은 참 좋았는데 말이다.
시간선에 남아있던 이마진들도 전부 물리쳤고 그도 자신의 꿈을 위해 일상으로 돌아갔으며 그때 모모타로스는 분명 언젠가 미래에서 다시 만날 약속을 했다. 그래봤자 그때가 언제쯤 될지 전혀 모를 기약없는 약속의 기다림이었지만 그래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은 괜찮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말이야.. 어엇! 또 덴라이더 폭주인거냐!"
"걱정마시죠! 선배- 그 도깨비 뿔을 장식용으로 달고 다니지 말고 감을 이용해서 어떻게 해보라고요."
"어이, 미쳤냐? 장식용 뿔? 도깨비 뿔을 그런 데 쓰라고 있는 거 아니거든! 이 변태 밝힘증 거북아!!"
"헤에- 모모쨩과 카메쨩이 또 싸운다아"
"야! 너, 꼬맹이- 입 다물어라"
"눈물난데이- 어디선가 강함이 느껴진다!"
좌석에 앉아 팔짱 낀 채 그대로 조용히 잘만 자던 킨타로스가 갑자기 테이블을 탁 치며 일어났다. 어라, 자던 거 아니었나? 뭐, 됐다. 하나하나 일일이 다 태클 걸면 괜히 귀찮아질게 뻔하니까 모모타로스는 그냥 적당히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때 마침 아까보다 훨씬 더 흔들거리는 덴라이더는 곧이어 이상한 시간선을 탈주하여 아예 완전히 다른 시공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열차의 문을 열고 정황을 살필 겸 하나 둘 우르르 줄 지어 나왔을 때 어디선가 많이 본 낯선 사내가 씨익 웃으며 서 있었다. 여기 어디? 나는 누구?
- 오후 2시 2분 2초
째깍째깍거리는 시곗바늘 소리가 들려오는듯한 낯선 기시감을 안고 쿠레나이 가이와 저글러스 저글러는 SSP의 문을 철컥 열었다. 그랬더니 분명 나오미 일행이 있어야 할텐데 어째서 전혀 모르는 다른 시공이 눈앞에 훤히 펼쳐졌다. '여긴 또 어디야?' 가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글러- 봐봐' 눈알을 데구르르 굴리고 있자 그 옆에서 지켜보던 저글러는 괜히 헛기침을 하였다. 에이, 설마 잘못 봤겠지- 아마 착각이었을 것이다. 요 며칠간 가이는 악의 세력을 쫓아 울트라맨 오브로 변신해 싸워나갔기 때문에 좀 많이 무리한 감은 있었다.
가이한테 한번 타박의 눈치를 준 저글러가 가이를 옆으로 툭 밀친 뒤 확 문을 닫으려 하는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색깔 괴인들이 와르르 문에서 한꺼번에 막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자기네들을 이마진이라고 소개했는데 누군가를 뒤쫓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이를 보더니 갑자기 달려들어 우왁스레 옷깃을 꽉 잡고 성을 내는 모모타로스를 저글러와 다른 이마진들이 겨우 뜯어말렸다는 걸 안 사실이지만──
잠시 후 어떻게든 진정하고 상황을 수습한 뒤에는 가이와 저글러는 왠지 알 수 없게 이마진들의 사건에 정신없이 휘말려진 상태가 되어버렸다. 가이와 아주 닮은 녀석이란다. 저글러는 그만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렸다.
아아, 그 생각은 미처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가이가 2명이라.. 가이를 닮은 녀석이 한명 더 있다면 자신은 아마 무한마인이고 뭐고 그 전에 다크 링은 커녕, 그 자리에서 당장 빛의 고리를 사심검으로 베어버렸을 것이다. 그 정도로 열받은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말이지─ 어쨌든 각 팀을 나눠 가이와 저글러, 모모타로스가 이쪽저쪽 열심히 찾아보던 중 우연히 어느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이르러 도착했다.
째깍째깍-
- 오후 3시 3분 3초
끼익-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누가 버튼을 눌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잔뜩 성질난 모모타로스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저 앞에서 이들을 향해 씨익 웃고 있지만 어딘가 특유의 잔혹한 차가움이 서린 얼굴을 한 남자와 마주하고 그만 소름이 돋았다.
아니, 지금 이게 무슨 괴담이냐고!!
"찾ㆍ았ㆍ다!"
"가이, 너랑 같은 얼굴이라니.. 넌 여기서도 최악이다."
"카이! 오늘 딱 걸렸어!"
카이는 모모타로스나 저글러 따윈 아무 신경 쓰지 않았다. 목을 사선 방향으로 비스듬히 젖히면서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마냥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마치 이 세계에 너와 나, 우리 단 둘이 있다는듯 다가와 가이를 바라본 채 해맑게 웃었다.
"헤에- 나랑 닮은 사람이네? 신기해~"
"너는 누구지?"
"가이, 라고 했던가? 후훗- 나는 카이- 지금 너에게 아주 흥미로움을 느꼈어~ 방금 전까진 꽤 따분했었거든~ 그래서 말야.."
모모타로스는 뒤에서 료타로의 시간에서 온 넌 소멸한 거 아니었냐고 큰 목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저글러도 멍하니 쳐다볼 뿐이다. 시간의 분기점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도대체 카이가 어느 시간에서 무슨 목적으로 여기 온 걸까, 알 수 없다. 다만 아마도 수없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시간에서 왔는지, 아니면 시간선의 이탈로 인해 다시 부활했는지, 가이와 저글러가 있는 이 세계의 지구에서 존재하는 자인지는 모른다.
가이는 그를 보며 조금은 소름 돋는 기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채 서 있었다. 카이는 순간적인 무표정한 모습을 하더니 이내 다시 소리 내어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한껏 꺾었던 목을 바로 세워 시선을 똑바로 응시한 카이가 가이를 향해 매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스윽 다가와 말했다.
- 나 지금 그런 얼굴 하고 있지?
○ 울트라맨 오브 & 열차전대 토큐쟈 - 쿠레나이 가이+니지노 아키라
[하모니카 소리는 괴로워]
저글러는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게 있다. 가이보다도 더 싫은 것은 바로 악기 소리다. 그것도 특히 하모니카 말이다. 어찌나 듣기 싫은 챙한 소리만 내는건지 도저히 참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일었다. 악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못 들어줄 정도까진 아니었다. 그러나 그를 이렇게나 변하게 만든 건 이게 다 가이라는 작자 때문이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화가 치밀어오른다. 그도 그럴게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은 채 길을 걷던 도중 우연히 한 건물 앞을 지날 때였다. 어디선가 지잉거리는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때마침 근처의 유치원이 있었다.
거기서 교사가 유치원생들에게 하모니카 수업을 하는지 아이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열심히 불어댔다. 별로 듣고 싶은 마음 따윈 없었지만 어쩌겠는가! 직접 찾아가서 왜 부냐고 따질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쯧- 저글러는 그저 몇 번이나 혀만 찼다. 그리고는 다시 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또 어딘가에서 피릴리리, 하고 피리 부는 소리가 들리길래 휙 뒤돌아봤을 땐 그곳에는 가이가 서 있었다. '오브니카'라는, 하모니카와 무척 닮은 저 관악기를 갖고 불고 있다. 슬픈 멜로디 사운드고 뭐고 지금은 들어주기 귀찮았다. 슬슬 제 속에서부터 울컥하고 올라오더니 결국은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져와 도저히 여기서 더 견디고 서 있을 수 없었다. 저글러는 머리를 짚은 채 손으로 감싸쥐며 퉁명스레 말했다.
"야~ 불지마! 머리 아파"
갑자기 음악이 뚝 끊겼다. 저글러의 말에 대답하지 않으려다가 가이는 그의 츳코미를 결코 듣고 싶지 않았기에 불고 있던 오브니카를 잠시 내려놓았다.
"왜? 싫어"
"난 네 오브니카 소리가 듣기 싫은거야~ 가이- 그러니까 불거면 다른 데서 연주해라"
"저글러- 여기 너 혼자 거리 사용하냐? 아니잖아! 그럼 좀 가만히 있어~ 항상 먼저 이렇게 시비 건다니까-"
"너 말 잘했다. 다 같이 사용하는 거리에서 무슨 악기 연주야~ 이건 민폐거든?!"
"길거리 공연도 있는 마당에 내가 왜? 너야말로 이건 엄연히 자유권 침해인 것은 모르지?"
"이게 진짜!!"
그때, 또 다른 방향에서 하모니카를 부는 소리가 들렸다. 가이가 자주 불던 멜로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몽환적인 선율이었다. 귀에 째지는 비명을 지르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저글러는 다시 한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얼굴을 찡그렸다. 곧이어 그 소리가 좀 더 가까워진 모양인지 하모니카 특유의 낭랑한 소리가 꽤 선명하게 들려와 저글러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너 참, 정말 듣기 싫어하네' 가이는 한숨을 폭 내뱉으며 그리 말했다.
안전모? 뭔가 진한 오랜지색 옷을 입은 남자가 하모니카를 불며 스쳐지나갔다. 분위기나 이런 걸 보아 단순한 일반 사람 같아보이진 않았다. 뭐, 대강 느낌상 그렇달까.. 게다가 의상이 어째 꼭 열차의 철도에서 교통안전을 안내해주는 사람의 느낌이 들었다. 되게 신비한 사람이다 생각이 들면서도 특이했다. 아, 오늘 하모니카 소리만 연속으로 3번으로 들었다. 아파오는 두통이 정말 괴로울 지경이다.
거의 패닉에 가까운 표정을 지은 저글러가 넋이 나간듯 멍한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는 '오늘 정말 최악의 날이군~ 오브니카든 뭐든 하모니카 소리는 역시 괴로운 물건이야'라며 저만 들리도록 낮게 중얼거렸다. 니지노 아키라의 하모니카 소리가 사라지자마자 가이는 다시 이어서 오브니카를 계속 불었고 그 옆에서 저글러는 간신히 두통만을 ──생각보다 많이 극복한 모양이지만── 억지로 참아볼 뿐이었다.
○ 울트라맨 오브 &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 저글러스 저글러+우츠기 소우
[우주 범죄자는 같은 얼굴을 하였는가]
삐용삐용- 빨간불이 깜빡거리며 많은 경찰차들이 모였다. 대체 왜? 어쩌다가 내가 잡히게 된 거냐고! 저글러는 속에서부터 화악 치밀어 올라오는 화기를 감추지 못한 채 마구 성을 내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두 손목에 철컥 채워진 은빛 수갑이 저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글쎄, 사람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저글러는 인상을 팍 구긴 채 역정을 냈다.
지금 심히 불쾌해서 매우 기분 나빴다. 최악이다. 어떻게든 알리바이를 만들어 변명해보지만 그것도 전부 허사였다. 무조건 나 아니라고 딱 시치미를 잡아떼는 녀석을 보며 옷타가 화를 냈다. 그러니까 지금 탈옥한 복수 대행인을 잡느라 매우 혈안이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주변에는 조사하느라 분주한 경시청 수사 1과 소속의 순사부장인 토마리 신노스케, 그의 버디 하야세 아키라(전)와 시지마 키리코(현), 수사 1과장이 된 옷타 겐파치로, 키리코의 동생인 시지마 고우까지 현장에 있었다. 그래서, 일단 차를 태워 서로 연행하긴 했는데 말이다.
취조실에서 취조하는 사람은 토마리와 고우, 옷타, 이 3명이었다. 하, 답이 없다. 도대체 문제가 될만한 이야기나 대화를 이어갈 문장 선택이 나오질 않는다. 지금 토마리의 뇌세포는 톱기어가 아닌 팍 죽은 상태였다. 엔진이 걸리지 않으니 기어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한동안 답답한 마음은 계속되었다. 토마리는 책상을 탁 내리치면서 말했다.
"말해! 어서 불어! 도대체 어떻게 탈옥한거지? 우츠기 소우-!!"
"아니, 그러니까 나는 우츠기인지 뭔지 그 사람이 전혀 아니라니까! 경찰 씨-"
"언제까지 그렇게 잡아뗄거냐!"
"좋은 말 할 때 대답하는게 좋을거다. 우츠기, 넌 전에도 복수 사이트에 복수 대행한다고 난리 쳐서 들어간 놈이 왜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는거냐고- 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보는 거 안 보여? 이 우주급 범죄자야"
옷타와 고우도 각각 한마디씩 일갈하였다. 그 말을 듣고 저글러는 완전 빙글 돌아버릴 수 밖에 없었다. 화도 나고 적잖이 울컥한 그를 인정사정 없이 다그치는 열혈 형사님들 때문에 더 열이 뻗혔다. 아, 물론 고우는 형사가 아닌 프리랜서 카메라맨이지만 그건 넘어가고 하여튼 가면라이더 드라이브와 마하로 변신해 한창 로이뮤드를 쓰러뜨릴 적에 일어났던 복수 대행 사건은 그때로 종결되었다. 그리고 108체 로이뮤드를 모두 박멸시킨 후로부터 2년 뒤 한번 탈옥하더니 이번에만 벌써 2번째이다.
정말 미쳐버리겠는 건 저글러가 아닌 오히려 토마리 측이었다. 하지만 분명 다시 잘 생각해보면 사건들이 발생한 일련의 연속적인 과정이 어째 다소 이상한 느낌은 들었다. 그냥 형사의 감이다.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상황을 되짚어보며 추리해보던 그가 갑자기 넥타이를 바로 고쳐맸다. 이제 슬슬 본격 기어가 돌아가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겐 씨, 고우- 모두, 잘 들어줘~ 범인은 저 자가 아냐~ 나가서 전부 설명할테니까, 확실히 내가 잘못 짚은 것 같아"
"에? 토마리? 무슨 말인데?"
"오! 신 형님이 드디어 뇌세포가 톱기어가 된 거?!"
타이밍 좋게도 때마침 아키라와 키리코가 들어왔다. 그리고 키리코는 토마리의 발을 냅다 걷어찼다. 얼마나 세게 힘껏 찼는지 너무 아파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게 뭐예요? 토마리 선배! 차분히 생각하셨다가 밀크 캐러멜 까 먹고 생각하길 그만 뒀어요?"
"폭력은 안 좋다고-"
"이런이런- 토마리도 은근 열혈적인 면이 있다니까~ 누가 수사 1과 형사 아니랄까봐.."
"그래서, 무슨 일인데?"
아픈 허벅지를 살며시 문지르며 토마리는 제 버디들의 말을 받았다. 키리코는 누군가가 진짜 범인을 찾아왔다고 자백했다는 말을 전했다. 첫 목격자는 바로 체이스의 000 로이뮤드 복제체였던 교통기동대의 카노 코이치가 발견해준 덕분이었다. 뒷따라 쿠레나이 가이가 들어와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에야 저글러스 저글러는 겨우 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우츠기는 더 두말 할 나위 없이 다시 감옥에 투옥된 것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당연지사였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을 괜히 생트집을 잡고 일이 여기까지 이르게 만들다니 형사로서의 감은 아직 더 키워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로 저글러는 비아냥댔다. 뭐, 어찌저찌 사건은 비로소 그렇게 막을 내렸다. 감옥에 들어간 우츠기의 모습을 한참 뚫어져라 살펴보다 토마리는 문득 아무 생각없이 밀크 캐러멜 봉지를 하나 까서 먹으며 말했다.
그런데 말야, 정말 두 사람 닮아도 너무 닮았는데?!
○ 울트라맨 루브 & 우주전대 큐렌쟈 - 미나토 우시오+럭키 (Fast. 갸반 - 쥬몬지 게키 / 밸런스=베리알, 성우 장난 있음)
[별의 세계에서]
우시오, 미오, 카츠미, 이사미, 그리고 아사히까지 오늘도 언제나 즐거운 미나토 가의 가족이다. 각각 밀라노와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하던 중 잠시 휴일을 맞이해 나온 두 형제가 집에 돌아와 있었으며 여동생 아사히도 바쁜 틈을 내어 콰트로 M에선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의 일상은 전과 다름없었다.
늘 그래왔다는듯 변함없는 영업모드 미소도 이러한 전략을 통해 손님들의 발걸음을 끌어모은 것일지도 모른다. 미나토 가의 아버지, 우시오는 조금 호들갑이 많고 과장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긍심 높으며 또한 자식들을 엄청 걱정하는 좋은 사람이다.
우연히 저녁 시간 즈음, 이 옷가게 콰트로 M의 문을 열고 한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어딘가 우주를 연상케하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가운데 별모양의 디자인이 그려져 있었다. 화려하게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그는 오늘 되게 운이 좋았던 터인지 주먹을 쥐어 팔을 위로 휙 들어올리곤 '앗싸- 럭키!'를 크게 외쳤다. 그 모습에 미나토 가는 다소 멍한 얼굴로 쳐다보다 어쩐지 모두 짜기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도리질을 하였다. 잠시 그 열혈 남자를 멍하니 응시하다가 이내 우시오가 자신이 만든 이상한(?) 개그 센스를 디자인 문구로 입힌 티셔츠를 팔기 위해 다가왔다.
"어? 당신은.. 아버지?! 에, 진짜 닮았는걸"
"손님.. 무슨 일이라도?"
"나, 럭키! 저 우주에서 왔어~ 근데 아마 여기 우리가 있는 곳과는 조금 다른 우주의 지구인가 보네"
"다른 우주의 지구..?!"
"전에 리쿠가 여기 찾아왔을 때처럼 그쪽도 다른 우주에서 온거야?"
"럭키 씨- 여기 사탕 드실래요?"
카츠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고 이사미는 혹시 리쿠와 페가 때 사건과 같은 일인 것은 아니냐고 떠들었다. 그 옆으로 아사히가 다가와 활짝 핀 꽃잎처럼 방긋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딸기 맛 사탕을 하나 건네주었다. 여담이지만 왜 딸기 맛이었냐면 단순히 그가 빨간색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럭키는 본인이 평행세계의 우주에서 온 것은 맞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자신은 지구인은 아니라고 그랬다.
그보다 저 멀리, 은하 넘어 사자자리계 행성에서 온 왕자이며 지금은 리벨리온 소속에 들어 우주전대 큐렌쟈의 시시 레드로 활약 중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런 말을 듣다보니 이제서야 럭키의 손에 끼워진 세이자 블래스터와 큐타마라고 하는 지구본처럼 생긴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 그러니까 하나로 정리하자면 럭키는 다른 우주에서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당신이랑 꼭 닮았거든~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아무튼 순간 나도 엄청 놀랐다니깐-"
"그래? 그렇구나! 어머, 우땅이랑 완전 닮았대~ 얘, 그럼 마침 저녁 시간이고 아직 밥 안 먹었으면 여기서 먹고 갈래?"
"네? 저.. 원래 이쪽 말고 다른 시공의 우주로 가야하는데 웜홀을 넘다가 이쪽도 잘못 온거라 다시 되돌아가야 해요. 쥬몬지 씨가 기다리고 계실텐데.. 의뢰가 들어온 일이 있어서 쥬몬지 씨가 있는 우주로 어서 돌아가야 하거든요."
"그런 건 역시 밥 먹으면 천천히 정하자! 내가 우주로 보내줄 방법을 찾아줄께"
"그럼, 앗싸- 럭키!"
아슬란 왕, 아버지와 닮은 사람과의 저녁식사라니.. 그러고 보면 이젠 가물가물한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곤 한번도 아버지와 나란히 식탁에 앉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급작스레 불시착해 다른 우주에서 찾아온 사람의 아버지가 왕인데다 저와 닮았다는 말을 들은 우시오는 이 세상에 나와 닮은 사람이 3명 정도 존재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카츠미는 손허리를 한 채 역시 우주는 넓구나 싶었고 이사미는 우주 고고학 전공 책을 펼쳐보고 있었다. 아사히는 우주로부터 온 럭키가 신기하고 궁금한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이날, 미나토 가와 럭키 쪽 둘 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이 아닐런지──
이 직후, 럭키의 세이자 블래스터에서 무선을 하던 밸런스 특유의 밝은 하이톤이 어딘가 모르게 베리알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다고 느낀 것은 단순히 카츠미의 착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