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촬물

Happy Halloween! 마법의 펌킨파이

シア 2020. 4. 26. 04:35

* 2019.10.31(10PM) 

https://collaboration0h.wixsite.com/t-s-halloween/1-3 

https://collaboration0h.wixsite.com/t-s-halloween 

특촬 할로윈 합작에 제출한 글, 가벼운 일상 개그물로 가이무 극초반부 시점의 본편과 연관되지만 배우 네타를 넣었기 때문에 하이퍼 배틀같은 느낌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왠지 이전에 썼던 <사랑하는 스위츠 레시피 - 천사도 악마도 사랑에 빠지는 마법>의 제 2탄 시리즈같은 느낌......  

링크는 이쪽 http://posty.pe/sptaq4 

그 제안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마이가 자신들의 아지트, 팀 가이무의 개러지에 비트 라이더즈 팀들 전원을 불러놓더니 꺼낸 말이었다. '저기, 우리 할로윈 기념 파티 열지 않을래?' 처음에는 다들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있다가 어쩌다보니 점점 찬성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물론 그 자리에는 팀 바론의 팀원들도 또한 있었다. 

어디서 파티를 주최할거냐는 팀 팝업의 누군가가 말해 미츠자네가 대신 설명하였다. 으음, 그러니까 뭔가 팀당 각자 하나씩 음식을 해와 뷔페식으로 즐기는건가? 약간 파자마 파티 비슷하려나- 잭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페코 역시 엄청 흥미롭다는듯이 눈을 반짝이며 팀 가이무 팀원들에게 초점을 맞춰 시선을 보냈다. 

팀 레이드 와일드 멤버의 하세가 팀 인비토의 멤버인 죠노우치의 어깨에 손을 툭 올린 채 말했다. '팀 바론도 참전하는 거?' 죠노우치도 한마디 거든다. '솔직히 너무 위화감 있잖아~ 그 카리스마를 누가 당해' 입꼬리를 올려 약간 비꼬는듯한 말투를 사용하며 죠노우치가 안경을 척 올렸다. '이게!' 페코가 한소리하자 두 사람이 묘하게 눈싸움을 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이 시점에서 이미 팀을 나가버린 가이무의 팀원이라 이젠 완전히 외부인이 된 코우타는 자신이 이들 사이에 끼어드는 건 괜한 오지랖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둘의 묘한 신경전을 말렸다. 

그러면서 코우타는 아까부터 계속 팔짱을 낀 채 못마땅한 태도를 하는 카이토를 돌아보았다. 카이토는 역시 이런 것 따위 참가하지 않겠지, 라고 잠시나마 생각했던 거 전부 다 헛일이었다. 괜히 쓸데없는 기우였다. 무슨 일이었는지 그가 의외로 선선히 자기도 하겠다며 긍정의 의사를 자아내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속으로 '이 녀석 왜 이래?'라며 코우타가 어리둥절했다. 

대체 어떤 바람이 불어서 카이토가 저런 말을 해댔는지 굉장히 의문이었다. 아직 저 녀석과 알고 지내게 된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그의 성격이 어떠한가 조금은 파악할 수 있었다. 강한 사람, 하지만 어딘가 잘못된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을 느끼는 바에다, 센고쿠 드라이버와 록시드를 사용해 자신과 같은 아머드 라이더로 변신한다는 것이었다. 

"아, 대신 랭킹 순위를 걸고 말이지" 

"뭐? 갑자기 여기서 랭킹 배틀이 왜 나오는건데? 어째서 이야기가 그쪽으로 새는거야? 카이토- 우린 지금 다 같이 즐겁게 파티를 하자는거야~ 지금은 쓸데없는 싸움에 낭비할 수 없거든!" 

"흥! 물러- 사람 좋은 녀석이군~ 카즈라바- 그럼 이건 어떠냐? 배틀에서 이기면 최상급 A 록시드를 가이무에게 넘기겠다." 

"뭐라고?!" 

후, 코우타는 한번 숨을 참았다. 다시 내뱉으면서 잠시 살짝 뜸을 들인 코우타가 이내 카이토의 눈과 시선을 마주했다. '..... 알겠어' 그의 말에 마이라던가 처키, 릿카, 랫트 등 몇몇 가이무 팀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이가 코우타 미쳤냐면서 뭐라 츳코미를 걸었다. 급 무안해진 코우타가 손가락으로 제 관자놀이를 긁었다. '어쩔 수 없잖아.. 배틀에서 이기면 최상급 A 록시드를 그냥 거저 주겠다는데...' 에휴- 마이가 말을 말자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계속 코우타를 바보, 바보, 혼자 중얼거리면서 볼멘소리를 냈다. 

비트 라이더즈는 자와메 시의 스트리트 댄스 팀이었다. 랭킹제가 있어서 공공연히 배틀을 벌여 팀 순위를 차지하는 건 매우 다반사였다. 문제는 분명 댄스 팀인데 ──조금 이상한 이야기지만── 신기하게도 춤으로 댄스 배틀을 하기보다 오히려 자물쇠 형태의 록시드라 불리는 물건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록시드도 다 같은 것이 아니라 등급에 따라 나눠져 있어서 좀 더 비싼 값을 지불할수록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록시드를 살 수 있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일반 시중에 파는 것은 아니고 언제부턴가 이 자와메 시에 나타난 자물쇠 상인 시드 딜러에게 가야지만 살 수 있는 물건이었다. 

자와메는 요즘 인베스 게임이 한창이었다. 비트 라이더즈가 댄스 대신 랭킹 배틀을 벌이는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자물쇠를 여는 것처럼 록시드의 버튼을 눌러 열면 공중에 지퍼같은 크랙이 지직하고 열리는데 여기서 인베스가 소환되어 인베스끼리 싸움을 맞붙게 할 수 있었다. 그 크랙 안에는 무언가 굉장히 푸른 식물들이 가득한 숲같은 걸로 보이나 그들은 별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인베스라 불리는 괴물이 사는 서식지와 같은 존재이겠거니 치부할 뿐이다. 

이 크랙이 자주 열림에 따라 그 공간으로부터 나타나는 인베스들을 마치 운명의 이끌림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특별한 힘을 손에 넣어 아머드 라이더로 변신하는 일부 비트 라이더즈 멤버들이 싸워나가고 있는 것이 현재 자와메 시의 상황이었다. 덕분에 좀 더 강한 록시드를 갖기 위해 댄스 팀들의 순위를 결정할 록시드 배틀 랭킹제는 더 심해지고 있었다. 

서론이 너무 길어진듯 하나, 여하튼 그곳에 모인 비트 라이더즈들이 일단 찬성하는 긍정의 분위기다. 그래서 역시 카이토가 그냥 순순히 따를 일은 없을거라 싶었지만 모두가 즐기는 파티에서 이 와중에도 여전히 록시드를 걸고 승부니 뭐니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사실은, 하면서 마이가 뒷말을 덧붙였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반도 씨가 도르퍼즈에서 이번 할로윈 기념을 맞이하여 5일동안 서비스로 할로윈 특별 한정판 디저트를 만들어 내다 팔 계획이라고 하였다. 

메뉴 개발 중 도대체 좋은 생각도 안 나고 일반 사람들한테도 충분히 파르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조그만 스위츠 메뉴를 만들기 원하는데 아이디어 고갈인 모양이라 마이가 덥석 이 기획을 잡은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비트 라이더즈 팀들 간의 화합을 원하고 있던 터라서 마이의 입장에선 더욱 좋은 찬스가 여간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거 마침 잘 됐군, 같은 소릴 하면서 카이토는 팔짱을 낀 채 마이가 나눠준 ──가이무의 팀원들이 직접 만든── 홍보 전단지를 챙겨 아지트 밖으로 나갔다. 잭과 페코, 그리고 그 뒤를 따르던 바론의 팀원들이 하나 둘 카이토를 따라서 속속 가이무의 개러지를 빠져나갔다. '두고 봐! 내가 절대 지나 봐라' 코우타가 불끈 주먹을 쥐었다가 마이한테 귀를 잡아당김을 당한 건 아주 사소한 덤이었다. 남아있던 나머지 비트 라이더즈의 팀들이 한 팀씩 자신의 아지트로 돌아간 뒤 한창 부산스러웠던 팀 가이무의 차고 안이 마치 한바탕 밀물이 찾아왔다가 빠져나간 썰물처럼 다소 조용해졌다. 

"코우타! 이번 배틀, 아니 대회에서 이길 자신 있어? 또 전처럼 무리할 생각이라면 지금 그만둬도 되~ 괜찮아! 어중간한 도움은 받고 싶지 않으니까-" 

"에이- 그래도 혼자보단 둘이, 셋보단 넷이서 하는게 훨씬 더 낫잖아? 걱정마! 맡겨두라고?! 누나한테 집안일 거들면서 배운 거 꽤 있으니까 요리 실력이라면 문제 없어!!" 

"에에? 정말인가요? 역시 코우타 형- 의지가 되네요!" 

"그렇지? 밋치!" 

"하여튼.. 말은 잘해요. 이러니까 아키라 언니가...." 

우리 누나가 뭐? 라고 말을 채 끝나기 무섭도록 다시 한번 마이가 코우타의 귀를 세게 확 잡아당겼다가 놓았다. 아파서 어쩔 줄 모르던 그가 벌개진 제 귀를 살며시 매만졌다. 한숨을 내쉬는 마이와 조금은 민망스러운 미소를 짓는 미츠자네, 그리고 또한 너무 해맑게 앞을 향해 직진하는 코우타, 이 세 사람에게 조금은, 최근 들어 라이벌 팀이 된 바론의 녀석들을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듯 해보였다. 

한편 팀 바론의 아지트로 돌아간 카이토는 다리를 꼰 채 의자에 앉아 가만히 [할로윈 기념 특별 한정판 스위츠] 홍보 전단지를 뚫어져라 직시하였다. 이따금씩 흥미 없다는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그렇지 않았다. 일말의 반짝거림이 분명 검은 눈동자에 선하게 비쳤다. 

"카이토, 너 설마 정말 할로윈 이벤트 참가하게?" 

"그럼, 나 아니면 여기서 누가 요리할 줄 아는 녀석이 있나? 사과 하나 제대로 깍을 줄 모르는 주제에-" 

"어이! 그 말투 너무하잖아?" 

"에에- 갑자기 디스하는건가요? 카이토 씨..." 

"뭐, 스위츠 만드는 건 좋아하니까-" 

카이토는 다시 아무 말 없이 홍보 전단지로 눈길을 돌렸다. 조금 강하게 힘이 실린 종이가 살짝 꾸깃해졌다. 그는 어차피 강함을 내보이는 하나의 수단이라며 이참에 팀 가이무 녀석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증명시켜줄(팀 바론의 랭킹 순위를 만회할) 좋은 기회이니만큼 얼마든지 마음껏 이용해주겠단 속셈이었다. 

카이토의 시선이 그 밑으로 조그맣게 까만 글씨로 적힌 글자를 보았다. 시간과 날짜, 장소를 간단히 적어놓은 글씨였다. 의도치 않게 벌어진 사건은 다음날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팀 가이무와 팀 바론, 팀 인비토 등 몇몇 댄스 팀의 각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본격 비트 라이더즈 팀 간의 경쟁이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본 반도가 왠지 모르게 매우 기뻐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주방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각 팀의 리더들끼리 찌릿 노려본다. 알 수 없는 눈빛을 보내면서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코우타는 가만히 주머니에서 조그만 흰색 쪽지를 하나 꺼냈다. 펼쳐보니 어제 누나가 적어준 레시피다. 

이번에 반도 형네 가게, 도르퍼즈에서 할로윈 이벤트 한정판 스위츠를 만들기로 했는데 말야- 로 시작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아키라가 동생을 위해 직접 본인이 아는 디저트 만들기 메뉴를 친절히 적어준 것이었다. '역시 우리 누나는 너무 상냥해!' 주먹을 꽉 쥔 코우타가 소리를 질렀다가 언제 옆에 왔는지 반도에게 주방에서 떠들지말란 한소릴 들은 다음에야 슬쩍 무안해진 그가 괜시리 하하- 민망한 웃음을 지은 채 제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그 상태를 보아하니 역시 넌 안 되겠군~ 이 승부에서 이기는 건 나다." 

"뭐라고? 절대 안 져! 두고 봐! 내가 그 말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코우타는 조금 더 키가 큰 카이토를 살짝 고개를 올려다보고 노려보며 말했다. 카이토는 그저 코웃음만을 칠 뿐, 한쪽 구석에 위치한 냉장고 안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한아름 가득 꺼낸 후 금방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뭘 어디서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던 코우타가 아키라의 메시지를 살펴보면서 하나씩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나름 누나를 도와주며 꽤 요리할 줄 안다고 자부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조심스레 칼을 들었지만 생각대로 영 잘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싶어 칼을 놓은 뒤 주변을 두리번 둘러보았다. 

우선 팀 인비토의 리더 죠노우치 히데야스, 생각하던 것보다 꽤 하는듯 했다. 의외로 요리하는 일에 능숙하다다던가 그쪽으로 타고난 소질이 있는 것 같은 몸놀림이었다. 어라? 좀 하잖아? 팀 팝업의 리더도, 팀 레이드 와일드의 리더인 하세 료지를 보니 그쪽도 나와 좀 비슷한 수준이구나, 피식 웃은 그가 이번에는 팀 바론의 쿠몬 카이토가 있는 쪽을 향해 눈을 돌렸다. 

뭐야, 엄청 능숙하게 하는데 말이다. 뭔가 되게 익숙한 광경의 느낌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놓았던 칼을 든 코우타가 오렌지 하나를 들었다. 껍질을 벗기고 조심히, 조심히, 또 조심스럽게 잘랐다가 예쁘게 잘 자르긴 커녕 오렌지는 여기저기 과즙이 다 터지고 계란은 중간중간 껍질이 다 섞어들어갔다. 아아, 할로윈 이벤트 시작도 전에 벌써 죄다 망함 예상이었다. 

그래도 누나한테 배운 몇 가지 정도 꽤나 써먹는 중이지만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바보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집에서 연습이라도 좀 해볼걸 그랬다. 카이토한텐 간단히 이긴다고 마이나 밋치에게 마구 큰소리 땅땅 쳐놨는데 말이다. 아까 전의 여유만만한 자신감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과일 깍는다고 반도 형은 매일 칼을 드는건가, 힘들지 않나,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있던 코우타의 어깨 너머 누군가가 그를 툭툭 쳤다. 뒤돌아보니까 카이토였다. 동그란 눈동자가 휘둥그레 커지며 '무슨 일이야?' 묻는 그를 한번 스윽 쳐다본 뒤 카이토는 아무 말 없이 오렌지를 들어 껍질을 벗겼다. 

"주방에서 지켜야 할 세가지 규칙도 모르나? 첫째! 떠들지 말 것, 둘째! 식재료 낭비하지 말 것, 셋째! 작업대 정리 및 청결, 정말이지.. 기본 자세부터가 안 되어 있군- 잘 봐라~ 카즈라바- 이건 이렇게 하는거다. 칼에 힘 빼라" 

코우타가 오오, 우와, 와우 등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저 멀리서 으악거린 비명 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려온다며 정말 가만히 들어주기 한심해서 온 것이라 말한 카이토가 탁, 달걀을 풀었다. 분명 코우타 자신이 했을 땐 와장창 질그릇 깨지듯이 완전 산산조각이 나 막 계란물이 튀었는데 역시 바론의 카리스마 리더로 불리는 카이토는 확실히 뭔가 조금 다르구나 싶었다. 

코우타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서 평소 누나가 요리하던 모습을 떠올려 카이토의 행동과 비교하며 되새겼다. 적당히 기본적인 걸 일러준 그가 잠시 뒤 자리를 떠나고 코우타는 다시 스위츠 만들기를 계속 이어갔다. 그가 만드는 것은 호박 케이크였다. 반죽 베이스가 호박으로 된 생지에 여러가지 달콤한 후르츠를 올릴 생각이었다. 오렌지, 바나나, 메론, 키위, 포도 등 다양한 과일들이 벌써부터 프레쉬함이 느껴진 기분이었다. 

죠노우치 쪽은 아무래도 콜드스톤을 만들 계획인 모양이었다. 콜드스톤은 차가운 화강암을 이용해 선택한 재료들을 아이스크림과 섞어서 만들어 준다는 점이 특징인 스위츠로 꽤 달고 진한 풍미의 맛 때문에 약간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디저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 대신 장점이라면 손님인 자신이 원하는 아이스크림 맛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스위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크레이프처럼 와플 모양의 과자를 감싸는 경우도 있고 구슬 아이스같은 미니컵에다 넣어주는 경우도 있어서 가게 마다 조금 다르지만 아무튼 죠노우치는 지금 와플형 콘 과자를 준비하는듯 하였다. 

하세는 타르트 준비하는 것 같았으며 다른 팀도 각자 개성 있는 스위츠 재료들이 반도의 눈에 띄었다. 그럼 요리 좀 할 줄 안다는 카이토는 어떤가 돌아보았더니 그냥 어디에서나 볼 법한 평범한 호박파이를 만드는 중이었다. 아이디어가 좀 더 기발하거나 신박한 소재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반도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슬슬 중간쯤 왔으려나 싶었다. 

호박파이를 만들 때 필요한 것은 우선 체에 내린 강력분과 박력분에 소금을 넣는다. 차가운 물을 조금씩 넣어서 반죽 농도를 조절해가며 반죽 윗면을 십자형 칼집을 낸 뒤 칼집 낸 부분을 벌려 사각형 모양을 만든다. 이제 본격적으로 반죽을 해야되는데 이때 반죽이 작업대에 달라붙지 않도록 덧밀가루를 뿌려가면서 밀대를 이용하여 밀어줘야 했다. 롤인 버터를 그 위에 올린 뒤 반죽을 접어 올려 버터를 감싼 다음 반죽을 잘 이어붙여 버터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파이나 타르트를 만들 때 특히 가장 중요한 팁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밀대로 반죽을 밀 때 버터가 흘러나와 작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쉬워보이나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작업하기 꽤 까다로워서 은근 세심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였다. 이렇듯 한입거리의 스위츠 하나를 만들어도 시간과 공을 들이는만큼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아, 또 하나 중요한 버터는 반드시 냉장고에서 살짝 시원한 정도의 차가운 상태이여만 하였다. 계란을 풀어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시킨 후 압축해놓은 파이 시트에 달걀 노른자를 바른다. 철판에 쿠킹 시트를 깔아 200 ℃의 오븐에서 13분 구워진 후 식혀 층의 중간 정도에 칼을 넣고 상하로 잘라준다. 

잘 익은 단호박을 프라이팬에 올려 가스레인지에서 5분동안 가열한다. 역시 거품기를 사용해 조금 거칠게 휘저어주면 오케이, 이때 너무 가열하면 안 되고 속이 잘 익지 않아서 아직 단단함이 있어도 안 되었다. 이쑤시개나 젓가락을 찔렀을 때 쏙 통과하는 정도의 부드러움이 되면 불을 끄고 가열을 멈춘다. 그런 다음 이제 거기에 버터, 생크림, 과립 설탕 등을 넣어 약불에 걸쳐 잘 섞어주면 끝이었다. 

카이토는 이 모든 레시피의 기본 수칙을 지킨 채 스위츠를 만들었다. 만에 하나 레시피대로 하지 않고 제멋대로 했다간 정말 최악의 맛과 형태가 나올테니까 말이다. 으음, 반도가 헛기침을 했다. 요리 좀 하는 자이구나 싶어서 반도는 만족스럽게 자리를 떠났다. 왠지 코우타나 다른 비트 라이더즈 녀석들과 달리 카이토 땐 걸음을 멈추고 꽤 오랫동안 감상한듯한 느낌이었다. 카이토가 워낙 잘 웃는 편이 아닌데다가 평소의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는 그에게서 자신이 그동안 상상했던 것과 이미지가 조금 달라서일까, 반도는 턱을 매만지다가 이내 한번 스윽 쓸어내렸다. 아마 넋이 빠져라 정신없이 감상했던 것 같았다. 

어느 덧 도르퍼즈의 분위기는 곧 마무리 단계로 들어갔다. 반도가 1시간 정도 충분히 시간 줬으니 괜찮을 것이다. 여기저기 비트 라이더즈들이 하나 둘씩 작업하던 요리를 마감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완성된 작품들이 보였다. 호박파이는 훨씬 일찍 만든 것 같은데 아까 전부터 계속 뭘 하는지 지금 이 시간까지 이르러 카이토는 아직 전혀 작업을 끝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반도가 몇 번이나 계속 카이토? 카이토? 아직이냐? 다 됐냐? 와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돌아오는 건 침묵, 정말 기다리다가 숨 넘어갈듯 하지만 어쨌든 대답 없이 묵묵히 제 할일만을 계속하던 그가 드디어 50분 경과 타임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뒤 완성하였다. 

"오! 다들 전부 잘 만들었는걸~ 보기만 해도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어디 한번 심사해볼까? 이요도 부탁해!" 

먼저 죠노우치의 콜드스톤을 맛보았다. 손님들한테 팔 땐 그들이 원하는 입맛의 재료를 사용하겠지만 지금은 그냥 딸기초코 조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톡톡 씹히는 상큼한 딸기 슬라이스와 진한 퍼지 초코의 부드러우면서 무른 단 식감이 하나가 되어 입 안을 어우러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시 너무 단게 아닐까 싶다. 

원래 콜드스톤 자체가 많이 단 편이라 도르퍼즈를 찾는 손님들 중 일부는 단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어서 고민이었다. 파르페야 어차피 들어가는 재료 중 과일들이 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아이스크림을 넣는다 해도 너무 단맛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아서 별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초콜릿 종류 중 퍼지가 단맛이 높은 편에 속한 초코이기도 해서 아무리 한정판이라지만 역시 시중에 내다팔기 좀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일단 여긴 콜드스톤 전문점도 아니고 도르퍼즈는 엄연히 과일 테마의 파르페 가게이기 때문에 주 메인 메뉴는 당연히 파르페 위주가 되어야 했다. 곁들어먹을 스위츠는 덤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뭐 그래도 일단 맛은 있으니까 패스, 하세와 다른 팀들의 스위츠를 모두 맛본 뒤 드디어 코우타와 카이토의 차례가 다가왔다. 

코우타가 만든 스위츠부터 맛을 보았다. 물론 그 옆에서 알바생 이요도 반도를 따라 함께 포크를 들어 천천히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맛있다. 그가 만든 호박 케이크, 다양한 맛과 향을 자극하는 후르츠까지 얹어져 있어서 화려하게 입 안을 사로잡았다. 한입 베어물자마자 이미지가 상상된다. 

뭐랄까.. 뭔가 케이크를 먹는 순간 확 떠오른 장면은 마치 깔끔하게 잘 손질된 정원의 검은 장미들에 둘러쌓인 기분이었다. 조금 어두운 잿빛 하늘은 천둥 번개가 번쩍하고, 내 눈 앞에서 흑장미를 든 채 유혹하는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 그래- 딱 이런 느낌이다. 유전자가 깨어나 뛰노는 느낌, 호박의 생크림이 너무나 일품이라 묘하게 악마의 유혹을 헤어나올 수 없는듯한 기분이 된 매력이 분명 이 스위츠엔 들어있었다.

"코우타- 나 진짜 방금 악마를 본 것 같아! 진짜 내 곁에서 막 유혹하며 속삭이는 것 같았다구-!!" 

"그래? 해볼 승산은 있겠어" 

"코우타가 만든 거 정말 맛있어요?" 

"저도 코우타 형이 만든 거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헤헤- 그, 그 정도 칭찬할 수준까진 아냐" 

"마이랑 밋치도 먹어보고 싶지? 일단 심사니까 나중에- 이제 마지막으로 카이토만 남았네" 

흡사 잭 오 랜턴(Jack-O-Lantern)을 연상케 하는 눈, 코, 입을 모두 파낸 호박과 비슷하게 생긴 파이였다. 그 모습이 꼭 이지러진 달빛 사이로 비친 광기에 서린 악마가 살인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아서 어딘가 좀 으시시함을 느꼈다. 아마 파이를 완성한 후 슈가 파우더를 이용해 모양 틀 위에 뿌려 강조한듯 보였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아무리 봐도 그냥 평범한 호박파이다.

다른 비트 라이더즈 녀석들처럼 뭔가 딱 이거다! 하고 필이 오는 그런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게다가 할로윈하면 역시 떠오르는 건 호박이라서 대부분 흔히 호박을 사용한 스위츠들이 꽤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 조금 흥미가 잃었던 것도 한몫했다. 

반도에게 있어 끌릴 정도로 사로잡을만한 디저트는 별로 아니었다. 조각을 내어 한입 깨물어 먹으니 어디에서나 파는 익숙하게 알던 그 평범한 호박파이가 맞다. 그런데 잠시 카이토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 본연의 맛을 즐겨봤다면 이번엔 옆에 있는걸 한번 터뜨려서 먹는 걸 추천한다.' 그가 말한 호박파이의 옆에는 무언가 흰색 물체가 있었다. 미이라 형태를 한 화이트 봉봉 초콜릿이었다. 아무래도 이걸 만드느라 다소 늦어진 것 같았다. 반도는 파이 위에 그것을 살짝 부쉈다. 그러자 끈적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이게 뭐야! 봉봉 초콜릿 안에 딸기잼이 들었잖아? 오- 좀 차갑네" 

눈을 감은 채 천천히 맛을 음미했다. 아까부터 계속 그저 평범한 호박파이라고 치부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아니었다. 그 안에 이런 반전이 있을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 상상 마저 할 수 없었는데 평범함 속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오히려 역이용한 것이다. 여느 의미로 매우 신선한 충격이라 반도는 '맛있어!' 연신 감탄을 자아낸 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것도 없이 처음 본연의 맛을 먹었을 때와 딸기잼이 발라진 호박파이 맛은 또 달랐다. 산뜻한 딸기 향이 퍼진다. 

호박 특유의 단맛을 딸기잼으로 자칫 느끼한 것을 잡아주면서도 한층 부드럽고 촉촉함을 더 했다. 파이의 바삭한 과자 식감은 물론, 상하 두겹의 샌드로 된 파이 시트에는 베이스로 바른 호박 커스터드와 함께 잘게 부숴져 섞어진 초코크림 쿠키 비스켓과 치즈도 들어있었는데 어느 것 하나 재료 본연의 맛이 파괴되거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아 밸런스의 조화가 맞았다. 

라즈베리 시럽과 블랙베리 파우더 역시 상큼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층 맛의 풍미를 더했다. 한조각 깨물어 먹으면 쫀득한 딸기잼의 향기라던가 깊고 진한 풍미 가득한 맛의 향연이 혀를 자극시키며 춤을 췄다. 기분이 묘했다. 그러면서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아까 코우타의 호박 케이크에서 느꼈던 흑장미 정원에서 검은 아우라의 빛을 내는 장미를 건넨 채 속삭이던 악마와 분명 다른 것이었다. 


「너의 마음을 사로잡을 내 이름은 몬스터, 어떤 타입의 녀석이라도 즉시 길들이게 해줄께- 자! 이제부터 너에게 마법을 걸어줄거야~ 나는 악마도 천사도 될 수 있어~ 넌 라즈베리 블랙베리,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래?!」 


그것은 천사나 악마가 아니었다.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이자 동시에 악마의 얼굴을 한 천사이기도 했다. 그 모습은 분명.. 그래, 악마도 천사도 어느 쪽도 될 수 있는 존재였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타락천사, 선악 두가지 얼굴과 날개를 가진 타락천사에 가까운 존재였다. 안개가 더욱 깊어진 밤이 왠지 모를 스산한 기운을 내뿜었다. 

신비스러운 세계에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저 이지러진 달빛과 몇 개의 별이 반짝반짝 빛났다. 황금빛이던 달이 붉은 눈물을 흘러 깊은 밤하늘을 물들어갔다. 딸랑, 어디선가 십자가 네온사인의 불빛이 비치는 교회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하학적인 공포감이 조성된다. 

흰색 아지랑이로 일렁이는 하얀 치즈의 유령이 장난치며 끽끼끼끽 소란을 피워댔다. '캔디 줘! 초콜릿 안 줄거야?' 악마가 특유의 차가운 비소를 흘린 채 가까이 훅 다가와 사랑의 묘약을 건넨 후 나를 유혹하며 귓가에 대고 달콤하게 속삭여 홀린다. 미스테리한 천연의 뱀파이어도 주변을 스륵 돌아다녔다. 뭔가 카리스마 넘치는 카이토의 이미지랑 정말 잘 어울리는듯한 스위츠 같았다. 제대로 할로윈 느낌 물씬 나게 만들어주었다. 다른 스위츠도 그런 느낌이 있었지만 뭐랄까, 이쪽이 확실히 좀 더 임팩트가 컸으려나── 

"결정- 결과는 카이토 승! 뭔가 내가 이번 할로윈 테마로 만든 파르페와 잘 어울리거든~ 이걸 메인 메뉴로 선정하고 나머진 서브 메뉴로 출시할거니까 말이야" 

발표하기 앞서 살짝 뜸을 들이며 긴장을 주던 반도의 결과를 듣고서 비트 라이더즈 일행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그제서야 다들 긴장의 끈이 풀렸다. 심사 내내 마른 침을 삼키느라 당분이 소비되어 끝나자마자 충전한답시고 자기네들이 만든 스위츠를 서로 바꿔 먹어보는 비트 라이더즈, '카이토-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 잭이 한입 먹어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잭 본인은 원래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호박파이는 생각보다 먹을만 했다. '역시 카이토 씨 못하는게 없네요.' 페코가 한마디 거들었다. 

마이, 미츠자네, 처키와 리카, 랫트 쪽도 그들이 만든 스위츠를 즐기기 시작하였다. 코우타는 주섬주섬 비닐봉지에다 자신을 포함한 저마다 비트 라이더즈의 각각 팀 리더들이 만든 디저트를 조심스레 담았다. 아키라가 꼭 너네들이 만든 스위츠, 자기도 절대 먹어야겠으니까 갖고오라고 동생에게 일러두었기에 코우타는 누나를 위해 조금 한조각씩 가져갈 생각이었다. 

"우왓- 이거 엄청 맛있어! 완전 환상의 맛이잖아! 카이토, 너 요리 꽤 하는구나?!" 

"카즈라바 네 녀석도 나쁘진 않는데 뭔가, 기본적인 것들 전부 내가 알려준거잖아? 반은 내가 한거지~" 

"으으- 말을 해도 꼭...!!" 

"어이, A급 록시드 내놔라" 

"하아?! 잠시만.." 

일단 약속했으니까, 주머니 안을 헤집은 채 뒤적거린 코우타가 이내 파인 록시드와 딸기 록시드를 꺼냈다. 이거 다 가져가면 우리 록시드 얼마 없는데- 다소 말끝을 애매모호하게 흐린 코우타가 낮게 중얼거렸다. 확 빼앗아 간 파인과 딸기 록시드를 번갈아 쳐다본 카이토가 흥미없다는듯 그냥 둘 다 던져주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 코우타가 순간 아슬아슬 떨어뜨릴 뻔하던 걸 겨우 받았다. 그 까짓 거, 내가 가질 필요 없겠다고 말했다. 굳이 필요하다면 헬헤임 숲에 가서 열매를 딸 것이라며 말한 뒤 반도가 내온 커피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모두,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마이가 크게 외쳤다. 할로윈 데이까지 아직 5일 더 남았지만 언제나처럼 그들이 자주 모이는 만남의 광장과 같은 도르퍼즈의 할로윈 기념 특별 한정판 스위츠 메뉴 만들기 일도 도와줬고, 할로윈 시즌에 맞춰 가게 분위기도 조금 그로테스크한 장식을 달아 꾸며놨고, 반도 키요지로가 한시름 놓은듯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틈을 타 볶음밥을 제공해주었다. 

그 사이 반도는 몇 번이나 크게 '이요!'하고 그녀를 불렀다. 이요가 받으라는 손님 따위 받지 않은 채 계속 폰만 만지고 있길래 결국 코우타와 죠노우치가 대신 손님을 받았다. 이제 남은 건 그동안 할로윈 데이 당일 날 밤, 스페셜 서프라이즈 퍼포먼스를 선보일 댄스 연습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하면 전부 끝난다. 나머지는 정말 실컷 즐길 일만 남았다. 다리를 꼰 채 의자에 앉은 카이토가 손을 뻗어 방금 전 반도가 만들어온 메뉴판을 들었다. 

코우타의 호박 케이크인 데빌 라비스(악마의 미궁), 죠노우치가 만든 콜드스톤의 스윗 드림(달콤한 꿈), 하세의 타르트에 이어 자신이 개발한 라즈베리와 블랙베리, 마법의 스트로베리 펌킨파이가 목록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카이토는 어디서 어떻게 챙겼는지 의문인 바론 팀복의 제복 안 주머니에서 레시피 다이어리를 꺼냈다. 

조용히 펜으로 끄적거린 종이 위에는 딸기잼이 든 화이트 봉봉 초콜릿을 터뜨려 먹는 [마법의 스트로베리 펌킨파이]라는 이름의 감각적인 새로운 스위츠 레시피 기록이 적혀있었다. 뭐, 스위츠 만드는 건 즐거우니까 말이지-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카이토가 혼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주 나노 단위급 연하게 입꼬리를 올려서 희미했지만 분명 살짝 미소는 지었다. 

할로윈은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려지는 날.. 각종 사악한 악마와 죽은 영혼들이 살아나는 날이기도 하다. 무겁고 짙은 공기가 낮게 깔린다. 누군가는 할로윈 데이 직전까지도 아머드 라이더로 변신하여 거리를 습격한 괴물 인베스를 없애며 운명과 맞서 싸우는 중이다. 아마 올해는 인베스 때문이라도 더욱 할로윈스러워질 것 같았다. 할로윈다운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현저히 늘어난 자와메 시에 드리워진 크랙의 출연과 헬헤임의 식물들이 담쟁이 넝쿨처럼 빠르게 뻗어나갔다. 

거리에 암약하는 어두운 잔영이 조용히 도사리고 있었다. 우울함을 감싼 그림자 속에 괴기한 웃음 소리를 자아낸 광기가 만연한 악마가 하늘하늘 눈을 번뜩인 채 송곳니를 들어내는 지금 이 순간, 도르퍼즈에 모인 비트 라이더즈 전원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쿠몬 카이토는 곧 다가올 이번 할로윈이 조금은 기대되었다. 

 

 

                    秘密! 今日は君の心を捕らえるよ 

        (비밀이야! 오늘은 네 마음을 사로잡겠어)